시작하며
대만 여행을 계획할 때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가 바로 아리산(阿里山)이다. 이번 여행의 다섯 번째 날, 예상치 못한 한파로 인해 중항고속도로 자율주행 여행을 마치지 못하고 아침 일찍 화롄을 떠나 7시간에 걸쳐 자강열차(自強號)를 타고 자이역(嘉義)으로 이동했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후, 대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아리산 임업열차를 타고 깊은 산속으로 향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이 열차는 흔들리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대만의 원시림과 함께 색다른 휴식을 제공했다. 이번 글에서는 아리산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임업열차 탑승기, 아리산 도시락, 숙박, 일출 감상, 그리고 거대한 수산거목(樹杉巨木)까지 다양한 경험을 담아보았다.
1. 화롄에서 자이까지: 대만 철도 여행의 시작
대만의 철도망은 매우 잘 정비되어 있어, 장거리 여행도 어렵지 않다. 화롄에서 아리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자강열차(自強號)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열차는 1970년대부터 운행되며 대만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 이동 정보
- 소요 시간: 약 7시간
- 운행 노선: 화롄 → 타이중 → 자이
- 이동 방법:
- 화롄역에서 자강열차 탑승
- 중간 정차역에서 승객이 늘어나 혼잡할 수 있음
- 도착 후 아리산행 열차 또는 버스로 환승
이동하는 동안 열차에서 판매하는 대만 철도 도시락(台鐵便當)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나무 도시락 상자에 담긴 다양한 반찬과 함께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2. 아리산 임업열차 탑승: 100년 역사의 흔들리는 기차 여행
자이역에 도착한 후, 아리산으로 가는 임업열차에 몸을 실었다. 이 열차는 1912년에 개통된 대만의 대표적인 협궤철도로, 과거에는 목재 운반을 위해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관광용으로 운행되고 있다.
🚂 임업열차 탑승 정보
- 노선: 자이 → 아리산
- 소요 시간: 약 3시간
- 특징:
- 해발 2,451m까지 올라가는 산악 철도
- 구불구불한 협궤 구간을 지나며 숲속 풍경 감상 가능
- 열차 내부는 클래식한 분위기로 복고 감성 가득
기차는 천천히 산을 올라가면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점점 달라졌다. 기온이 낮아질수록 짙은 안개가 산을 감싸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3. 아리산의 밤: 짙은 안개 속에서 즐기는 마을 산책과 현지 음식
아리산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저녁이었다. 이곳은 고도가 높아 해가 빨리 지고, 밤이 되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난 후, 작은 마을의 식당에서 전통 냄비 요리(火鍋)를 먹으며 몸을 녹였다.
🍲 아리산에서 즐긴 저녁 식사
- 대표 메뉴: 냄비 요리(훠궈)
- 가격: 150~300NTD (한화 약 6,000~12,000원)
- 특징:
- 직접 골라 담아 먹는 방식
- 다양한 재료와 함께 먹는 개운한 국물
- 식당 내부에는 ‘조용한 식사존’이 있어 위생을 고려한 운영 방식
짙은 안개가 깔린 밤거리를 걸으며, 오래된 건물과 작은 상점들이 늘어선 풍경을 감상했다.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고즈넉한 마을은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했다.
4. 아리산 일출 감상: 새벽 기차 타고 떠난 해돋이 여행
아리산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바로 일출 감상이다. 새벽 5시 50분, 아리산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전망대로 향했다.
🌄 아리산 일출 관람 정보
- 출발 시간: 5:50AM
- 관람 장소: 주산(日出觀景台)
- 소요 시간: 40분 이동 후 일출 관람
숲 사이로 새어 나오는 여명의 빛을 보며 기대감을 가졌지만, 예상치 못한 구름 때문에 결국 일출을 완전히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안개가 자욱한 산속 풍경도 나름대로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5. 아리산 수산거목 산책로: 3,000년 된 거대한 나무와 마주하다
아리산에는 수백 년 이상 된 나무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수산거목(樹杉巨木)은 약 3,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초대형 삼나무이다.
🌲 수산거목 탐방 포인트
- 특징:
- 나무 둘레가 12m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
- 아리산의 고유한 기후 덕분에 천천히 성장한 거목
- 일제강점기 시절 벌목 대상이었으나 현재는 보호받는 문화재
거대한 나무 앞에 서자, 자연의 웅장함과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아리산의 고요한 숲속에서 이 나무를 직접 마주하는 경험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마치며
대만 아리산 여행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100년의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협궤철도를 타고 숲속을 누비고, 안개 속 마을을 거닐고, 고대의 나무 앞에서 시간을 되새기는 순간들이 이어졌다.
아쉽게도 일출은 온전히 볼 수 없었지만, 오히려 그 몽환적인 풍경이 더 인상 깊게 남았다. 대만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아리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기차 여행과 자연 속 힐링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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