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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타이베이 근교 여행: 지우펀에서 만난 영화 속 풍경과 먹거리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5. 3. 20.

시작하며

대만 여행 둘째 날, 아침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고 비가 내렸다. 하지만 이 습하고 차가운 공기는 오히려 지우펀과 잘 어울렸다. 안개가 자욱한 골목길, 붉은 등불이 은은하게 빛나는 풍경, 그리고 곳곳에서 풍기는 맛있는 음식 냄새까지—지우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영화 같은 공간이었다.

지우펀은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과 닮아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준다.

이번 글에서는 타이베이에서 지우펀으로 가는 과정부터, 현지에서 맛본 다양한 음식, 그리고 대만의 밤을 마무리하며 느낀 감정까지—디테일한 여행기를 담아본다.

 

1. 타이베이에서 지우펀까지: 감성 가득한 기차 여행

🚆 타이베이 → 루이팡역 → 지우펀

지우펀으로 가기 위해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기차를 타고 루이팡역(瑞芳站)까지 이동했다. 타이완 철도(TRA)를 이용하면 약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기차 안은 비교적 한산했고, 창밖으로는 오래된 건물들과 비 내리는 풍경이 펼쳐졌다. 루이팡역에 도착하니, 특유의 빈티지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분홍빛과 연두색이 섞인 역사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주었고, 오래된 간판과 낡은 철도 시설이 한층 더 감성을 자극했다.

루이팡역에서 지우펀으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역 앞에서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이용하면 약 15~20분이면 도착한다. 하지만 이날은 비가 내려서인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조금 기다려야 했다.

 

2. 지우펀의 첫인상: 비 오는 날 더 운치 있는 골목길

지우펀에 도착하니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 붉은 등불이 줄지어 있는 골목길
  • 비에 젖어 더욱 운치 있는 돌길과 계단
  • 곳곳에서 풍기는 맛있는 음식 냄새

지우펀은 산속 마을이라 계단과 좁은 골목이 많다. 특히 비가 오면 바닥이 미끄러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날씨 덕분에 더욱 감성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골목을 따라 올라가니 붉은 등불이 빛나고 있었고, 곳곳에서 대만 전통음식의 고소한 냄새가 풍겨왔다. "이곳이 정말 애니메이션 속 세계와 닮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3. 지우펀 먹거리 투어

🍮 지우펀 전통 '두화(豆花)'

비 오는 날, 따뜻한 디저트가 빠질 수 없다. 지우펀의 유명한 두화(대만식 연두부 디저트)를 먼저 맛봤다.

  • 부드럽고 고소한 두부에 달콤한 시럽을 부어 먹는 간식
  • 팥, 타로볼(芋圓), 땅콩 등을 추가해 더욱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음
  • 비 오는 날 따뜻하게 한 그릇 먹으면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

한 입 떠먹으니 부드러운 두부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달콤한 시럽과 함께 씹히는 팥과 타로볼이 조화를 이루며, 대만의 따뜻한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 지우펀의 명물 '현장에서 구운 취두부(臭豆腐)'

대만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취두부'다. 일반적으로 튀긴 취두부가 유명하지만, 지우펀에서는 특별하게 '구운 취두부'를 맛볼 수 있다.

  • 기름에 튀기지 않고 직화로 구워 더 담백한 맛
  • 외국인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
  • 매콤한 소스와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됨

취두부 특유의 향이 있지만, 구운 방식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았다. 특히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러워 독특한 식감을 자랑했다.

 

🍡 80년 전통의 '라이아포(赖阿婆) 타로볼'

지우펀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중 하나가 바로 '타로볼(芋圓)'이다. 찰지고 쫀득한 식감의 타로볼은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 고구마, 타로, 녹두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쫀득한 경단
  • 시원한 얼음 디저트로도, 따뜻한 국물 디저트로도 즐길 수 있음
  • 80년 전통을 자랑하는 '라이아포(赖阿婆)'가 가장 유명한 맛집

한입 베어 물 때마다 쫄깃한 식감이 느껴지며, 달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입안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4. 밤이 되면 더욱 빛나는 '지우펀'

저녁이 되자 지우펀의 분위기는 더욱 극적으로 변했다.

  • 붉은 등불이 하나둘 켜지며 마을 전체가 더욱 운치 있어짐
  • 비 내리는 돌길과 희미한 불빛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 연출
  •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와 도시의 야경이 인상적

이곳의 명소인 '아메이차루(阿妹茶楼)'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이 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비에 젖은 붉은 등불이 은은하게 빛나면서 정말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며

지우펀은 대만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하는 장소 중 하나다. 특히 비 오는 날 방문하면 더욱 깊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이날 하루 동안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고, 지우펀의 분위기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타이베이 근교에서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 딱 좋은 곳이니, 다음 대만 여행에서는 지우펀을 꼭 일정에 넣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