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설날 연휴를 해외에서 보내는 건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지만, 그 장소가 대만 가오슝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따뜻한 날씨와 맛있는 음식, 한적한 도시 분위기를 기대하고 갔던 가오슝. 하지만 설 연휴 기간이라는 시기적 특수성 때문에 평소와는 전혀 다른 도시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설날에 가오슝을 여행하면서 겪은 상황과 느낀 점, 그리고 실질적인 팁들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려 한다.
1. 숙박비는 평소의 3배 수준까지 치솟는다
대만 설연휴(춘절)는 현지에서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내국인들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이 때문에 인기 지역인 가오슝의 숙소 가격은 말 그대로 폭등한다. 평소에 4~5만원이면 잡을 수 있던 숙소가 12만원을 훌쩍 넘기고, 그마저도 예약이 어려운 상황이 된다.
① 미리 예약은 필수
명절 시즌에는 숙소 예약 경쟁이 매우 치열하므로, 최소 두 달 전부터 미리 예약해야 안정적인 숙박이 가능하다.
② 비교적 저렴한 로컬 게스트하우스도 명절에는 프리미엄이 붙는다
로컬 게스트하우스도 명절 기간에는 가격이 2~3배까지 상승하며, 이용객 수요가 많아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③ 가성비 좋은 숙소는 예약 개시 직후 빠르게 마감된다
예약 가능한 날짜가 풀리자마자 빠르게 예약이 완료되므로, 인기 숙소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2. 딘타이펑도 문 닫는 설날… 식당 전멸주의보
한신아레나 백화점 내에 있는 딘타이펑을 찾아갔지만, 설날 당일은 아예 영업을 하지 않았다. 유명 체인 음식점뿐만 아니라 지역 식당들까지 대거 문을 닫는 바람에 식사를 해결하기가 꽤 힘들었다.
① 백화점 내 입점 매장도 명절 당일에는 문을 닫을 수 있음
딘타이펑처럼 대형 브랜드도 설날 당일엔 문을 닫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② 로컬 식당의 휴무 일정은 따로 공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음
현지 식당들은 사전 안내 없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식사 시간을 계획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③ 음식점 문 열었더라도 대기 줄이 30분~1시간은 기본
운 좋게 문 연 음식점이 있다 하더라도, 명절 인파로 인해 대기 시간은 기본 30분 이상이다.
그나마 팀호완은 대기 끝에 입장할 수 있었고, 딤섬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고기 딤섬은 간이 세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살아 있었고, 새우딤섬은 식감과 풍미가 훌륭했다.
3. 설빔 사러 간 백화점, 할인은 많았지만 피곤함도 컸다
여행 중 단벌로 다니던 탓에, 설날을 맞아 옷을 사기 위해 한신아레나 백화점을 찾았다. 할인 품목이 많아 기분 좋게 쇼핑할 수 있었지만, 사람도 많고 대기시간도 길어 체력 소모가 컸다.
① 대만의 대형 백화점은 설날에도 문을 여는 경우가 많음
한신아레나 같은 대형 쇼핑몰은 설날에도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쇼핑이나 외식 목적으로 방문하기에 좋다.
② 세일 기간을 노리면 저렴하게 쇼핑 가능
설날 전후로 다양한 할인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가성비 있게 옷을 구매할 수 있다.
③ 인기 브랜드 매장은 피팅룸과 계산대 대기가 길 수 있음
쇼핑객이 몰리다 보니 피팅룸과 계산대 앞에 길게 줄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여유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4. 용호탑에서 기운 받기: 행운 + 액운 피하기 루트 체험
가오슝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인 '용호탑'. 입장 방식이 독특하다. 용의 입으로 들어가고 호랑이의 입으로 나오면 행운이 온다고 한다. 평소보다 사람이 많았지만, 관광객들과 함께 북적이는 분위기도 나름의 재미였다.
① 입구는 용, 출구는 호랑이로 정해진 동선
용의 입으로 들어가고 호랑이의 입으로 나오는 것이 전통적인 루트이며, 이 과정을 따라야 행운이 따라온다고 알려져 있다.
② 탑 내부에는 다양한 조각과 벽화가 전시되어 있음
내부에는 불교나 도교 관련 조각과 벽화들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③ 내부는 다소 협소해 동선 정체가 자주 발생함
관광객이 많은 시기에는 계단이나 통로가 좁아 정체가 자주 발생하므로 시간 여유를 두고 방문해야 한다.
호랑이 모양의 조형물이 귀엽게 느껴졌고, 용 안쪽 공간은 의외로 넓고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5. 설 연휴 4일간만 열리는 특별 야시장, 그러나…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기대했던 야시장은 사람이 너무 많아 실제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유명 먹거리들은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고, 간단한 꼬치 하나를 사먹기 위해 20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① 설 연휴 야시장은 옌청푸역 근처에서 열린다
이 야시장은 설 연휴 기간 동안에만 한정적으로 운영되며, 위치는 옌청푸역 부근으로 접근성이 좋다.
② 군중이 많아 제대로 된 동선 확보가 어려움
사람이 너무 많아 이동이 어려울 정도이고, 어느 방향으로 가든 밀려 다니는 느낌이 강했다.
③ 일부 구역은 이동조차 힘든 혼잡 상황 발생
특히 인기 먹거리 구역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벼서 이동은 물론이고 구경조차 쉽지 않았다.
야시장에서 유일하게 먹은 건 조개 요리와 토이배 같은 군것질 정도였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는 거의 불가능했고, 결국 체력 안배를 위해 일찍 숙소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마치며
설날을 맞아 찾은 가오슝.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도시 분위기와 예측불가한 상황들로 가득했다. 동네 식당은 거의 닫혀 있고, 인기 맛집은 영업 중단 혹은 대기행렬, 숙박비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평소에 보기 어려운 야시장이나 명절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설 연휴에 가오슝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음 3가지는 꼭 기억하자.
- 숙소는 두 달 전부터 미리 예약
- 식사는 편의점이나 테이크아웃도 고려
- 체력 소모가 크므로 일정은 여유롭게
사람이 많고, 변수도 많은 시기지만, 그만큼 색다른 분위기와 장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명절다운 명절을 해외에서 체험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조금의 준비와 인내심을 가지고 떠나도 나쁘지 않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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