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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양산 통도사 암자 순례 – 단풍과 함께 즐기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5. 2. 21.

시작하며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양산 통도사로 향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통도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찰 중 하나로, 다양한 암자들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통도사의 여러 암자들을 직접 찾아가 보고, 그 매력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1. 비구니 사찰, 천량암

통도사 산내 암자 중 유일한 비구니 사찰인 천량암은 입구부터 다른 암자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사찰 내부는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국화향이 은은하게 퍼져 있어 더욱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단풍이 물들면 더욱 아름다울 것 같은 이곳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명상을 하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2. 장경각이 있는 서운암

서운암은 16만 도자 대장경이 보관된 곳으로 유명하다. 해인사의 8만 대장경과 달리, 이곳은 흙으로 만든 도자 대장경이 한 면에 새겨져 있어 총 16만 개나 된다. 대장경이 있는 장경각 내부는 마치 미로처럼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서운암 주변에는 암각화가 새겨진 울주 안가도 볼 수 있어 역사적인 의미도 깊은 곳이다.

 

3. 공작새가 있는 소운암

소운암은 다른 암자들과 달리 공작새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곳이었다. 사찰을 거닐다 보면 갑자기 공작새가 나타나 깜짝 놀랄 수도 있다. 또, 이곳에는 3천 불상이 모셔진 삼천불전이 있으며, 직접 담근 장과 된장을 판매하는 장독대도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4. 조선 시대부터 이어진 사명암

사명암은 조선 선조 때 사명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규모가 상당히 크다. 여름철에는 보라색 배롱나무 꽃이 만개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가을 단풍과도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산수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5. 고려 시대의 역사를 간직한 백암

백암은 고려 공민왕 23년(1374년)에 창건된 암자로, 규모가 크고 사찰 내 문화재들도 많다. 특히 석가모니 후불탱과 용선저빈도 탱화는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가치 있는 작품들이다. 가을이 되면 사찰 주변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6. 약수터가 있는 옥련암

옥련암은 입구부터 웅장한 소나무가 서 있어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곳이다. 특히 장수의 약수터로도 유명한데, 이곳에서 마시는 물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사색을 하기 좋은 곳이었다.

 

7. 숲속 작은 사찰, 수도암

수도암은 통도사 암자들 중에서도 아담한 편에 속하지만, 깊은 산속에 있어 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주변에 500년 된 은행나무가 있어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이 사찰 주변을 감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8. 통도사의 중심 암자인 안양암

안양암은 이름 그대로 극락세계를 의미하는 암자로, 통도사로 연결되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주변 산세가 빼어나고, 비 오는 날 방문하니 더욱 운치 있는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특히 소나무가 많아 피톤치드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9. 불심이 가득한 자장암

자장암은 통도사의 대표적인 암자로, 웅장한 마애불이 있는 곳이다. 이 마애불은 1896년에 조성된 후 2014년 국가유산으로 등록된 작품이다. 암자까지 올라가는 길은 계단이 많아 조금 힘들었지만, 도착 후 마주한 경내의 아름다움에 피로가 단번에 풀렸다.

 

10. 출렁다리가 있는 반야암

반야암은 비교적 최근인 1999년에 창건된 암자로, 다른 사찰보다 현대적인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전통적인 사찰 분위기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곳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있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11. 극락으로 가는 길, 극락암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극락암이었다. 입구에는 홍교라는 작은 돌다리가 있는데, 극락으로 가는 무지개 다리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비가 오는 날이라 다리가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건넜지만,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또한, 이곳은 근현대 불교를 대표하는 경봉 스님이 50년간 수행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마치며

비 오는 날 찾은 양산 통도사의 암자들은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 사찰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암자들의 풍경은 직접 방문해서 경험해볼 가치가 충분했다. 다음에는 겨울 설경 속에서 통도사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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