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제주 애월항 근처에서 우연히 찾은 한식당 ‘단소’는 첫인상과 전혀 다른 속을 가진 곳이었다. 평범한 외관과 달리 안쪽에서는 가정식 한 상이 정성스럽게 펼쳐졌고, 예약 없이는 방문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은 이유를 한 끼 식사로 체감하게 되었다.
1. 주차부터 쉽지 않았던 단소 방문기
입구는 좁고, 주차는 눈치 싸움이었다.
애월항 근처 식당이라 해서 차를 대기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처음엔 단소 입구 자체도 좁고 주차장은 아예 안 보였다. 차를 돌려가며 몇 바퀴를 돌았지만 근처엔 뚜렷한 공영주차장도 없었다.
결국 먼저 내려 확인하던 아내가 “여기 안쪽에 있어”라고 알려줘서야 주차할 수 있었다. 막상 들어가보니 약 5대 정도 댈 수 있는 작은 주차장이 있었고, 주차만으로도 한숨 돌릴 수 있었다.
2. ‘여기 식당 맞아?’ 싶었던 외관
낡은 건물, 분필 입간판… 하지만 안에는 분주한 식당이 있었다.
처음 입구를 보고는 잠깐 고민했다. 간판도 희미했고, 입간판도 분필로 적혀 있어 확신이 들지 않았다. 한 마디로, 지나가다가 그냥 스쳐 지나갈 법한 외관이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점심 마감을 앞둔 시간이었지만 사장님과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마지막 식사를 마무리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마지막 손님이었다.
3. 제주 가정식 한상차림, 무엇이 특별했나?
딱 한 가지 메뉴지만, 구성과 맛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단소의 메뉴는 단 하나. ‘제주 가정식 한상차림’이다.
가격은 네이버 지도에서 본 것보단 소폭 더 높았지만, 제주도 평균 물가 기준에선 납득 가능한 수준이었다.
📝 내가 인상 깊게 먹었던 구성들
- 제육볶음: 기본 구성인데도 돼지고기의 비린내가 없고 양념이 잘 배어 있었다.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먹을 만큼 맛있었다.
- 전복장: 처음에 두 개씩 나오고 한 번만 리필 가능해서 총 네 개를 먹었다. 간이 슴슴해서 질리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 양배추 데침: 간이 제대로 배어 있어 단순 데침이 아닌 비밀스러운 양념이 들어간 듯한 맛이었다. 아내가 유독 궁금해하던 반찬이다.
- 무조림: 아내가 가장 감탄했던 반찬. ‘어떻게 이런 간이 날 수 있지?’라고 하며 한 접시를 거의 다 비웠다.
- 소시지: 일반 마트용이 아니라, 오히려 부대찌개용으로 소량 들어가는 소시지 느낌. 익숙한 듯 낯선 맛이 있었다.
- 밥: 말해 무엇할까. 밥이 맛있다. 그리고 무한 리필이다. 하지만 한 공기만으로도 충분했다.
🍚 리필 가능한 항목들
구성 | 리필 여부 |
---|---|
밥 | 무한 리필 |
반찬 전체 | 무한 리필 |
전복장 | 1회 리필 가능 |
이 구성만으로도 양은 충분 이상이었다. ‘맛있는 한식은 결국 밥맛이 좌우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 한 끼였다.
4. 예약 없이 간 게 신의 한 수였을까?
알고 보니 예약 없이 오는 게 거의 불가능한 식당이었다.
단소는 오전 10시 30분 오픈, 오후 2시 40분 라스트 오더이다.
우리는 운 좋게 2시 30분쯤 들어가서 마지막 손님이 될 수 있었다.
다 먹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평소에는 예약 없이는 거의 자리 잡기 힘든 곳이라고 한다.
가게 내부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식사하는 동안에도 직원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깔끔하게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5. 다음에도 꼭 다시 가고 싶은 식당, 단소
식사 후에도 계속 떠오른 맛, 그리고 정성.
이번 식사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 이상이었다.
마지막 손님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려다, 제주도 여행 마지막 날에 잊지 못할 한끼를 경험하게 되었다.
사장님께 슬쩍 여쭤보니 벌써 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하셨다.
요즘처럼 외식업이 힘든 시기에도 이렇게 한식을 정갈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었다.
📌 내가 다시 찾고 싶은 이유
- 전복장과 무조림, 그리고 제육까지 기본에 충실한 구성
- 반찬 하나하나 간이 깊고 따뜻한 집밥 같은 느낌
- 예약제로 운영되는 만큼 번잡하지 않은 식사 환경
- 직원들의 친절함과 주방의 빠른 손길
마치며
공항 가기 전, 애월항을 들른 건 정말 우연이었지만 단소에서의 한 끼는 철저하게 ‘기억에 남을 만한 식사’였다.
예약이 필수지만, 그만큼 정성과 가치가 담겨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다음 제주 여행 때는 꼭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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