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이 지칠 때 찾아가는 여행지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많은 여행지를 소개해왔지만, 특별히 "여기는 절대 안 쓰겠다"고 다짐한 장소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많이 가면 그곳의 매력이 사라질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곳은 보존하고 싶은 진짜 특별한 힐링 공간이다.
“유럽에서도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라는 말에서 그곳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굳이 멀리 해외로 떠나지 않아도 마음과 몸이 지친 순간, 국내 여행지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2. 국내 여행은 이렇게 떠나라: 유홍준 교수의 추천 코스
유홍준 교수는 “국내에서도 제대로 여행을 즐기려면 최소 2박 3일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잠깐 보고 오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유물과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머무는 게 진짜 여행이라고 말한다.
① 전라남도: 남도답사 1번지
유홍준 교수의 남도답사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강진과 해남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이 코스는 자연과 역사, 그리고 선비문화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강진
- 다산초당: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을 하며 학문을 이어간 곳. 이곳에서 정약용의 정신과 함께 자연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 영랑생가: 시인 김영랑의 생가로, 그가 남긴 아름다운 시처럼 소박하고 운치 있는 풍경을 자랑한다.
- 무위사: 고려 시대에 지어진 사찰로, 불교 문화재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해남
- 대흥사: 두륜산 자락에 자리한 사찰로, 울창한 숲과 절의 고요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 고산 윤선도 유적지: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인 윤선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땅끝마을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강진과 해남은 땅끝이라는 지리적 상징성 덕분에 더 처연하고 아름답다”고 교수는 말한다. 마치 끝에 다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는 곳이다.
② 경주: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는 사계절 언제 가도 좋은 곳이다. 하지만 유홍준 교수는 2박 3일 정도 시간을 내어 천천히 돌아보길 추천한다.
신라 고분군과 박물관
- 첨성대, 안압지(월지), 국립경주박물관을 돌아보며 신라의 역사를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산과 보리사
- 경주 남산은 자연 속에 자리한 신라의 불교 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보리사와 용장사를 걸으며 신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동해바다
- 경주에서 동해로 넘어가면 대왕암과 간포 앞바다를 만날 수 있다. 자연과 유적이 어우러져 여행의 여운을 남긴다.
경주는 마치 피렌체나 인스부르크에 온 것처럼 감동을 준다고 한다. 역사와 자연이 함께하는 경주의 매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진다.
③ 안동: 선비문화의 고장
안동은 선비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서원과 고택을 중심으로 여행을 하면 조선시대 선비들의 정신과 삶을 엿볼 수 있다.
소수서원, 병산서원, 도산서원
- 서원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학문을 연구하고 정신을 수양하던 곳으로, 그 시대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회마을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은 전통 한옥과 마을 풍경이 어우러져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청암정과 낙동강
- 청암정으로 가는 길은 자연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낙동강을 따라 걷다 보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④ 제주도: 숨겨진 자연의 신비
제주도는 대부분 바닷가나 유명 관광지에만 집중하지만, 유홍준 교수가 추천하는 제주의 진짜 매력은 오름과 신앙 문화에 있다.
다랑쉬 오름과 용눈이 오름
- 제주의 오름은 작은 화산으로, 제주의 자연을 느끼기 가장 좋은 장소다. 다랑쉬 오름에 올라 바람을 맞으면 온몸으로 제주를 느낄 수 있다.
본향당과 선문대 할망
- 제주는 오래전부터 섬 사람들의 신앙 문화가 발달했다. 본향당에 가면 500년 된 생나무에 오색 천과 고무신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 계절 따라 떠나는 감동의 여행
유홍준 교수는 여행의 매력을 한마디로 “사계절의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다른 풍광을 보여주는 국내 여행지는 일상의 지친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 봄: 개심사의 진달래, 영실 진달래 꽃밭
- 여름: 제주도의 녹음이 짙은 오름과 해안가
- 가을: 남한강변의 풍경, 서원과 고택이 주는 가을 정취
- 겨울: 전라남도의 사찰 코스와 안동의 서원들
마치며
유홍준 교수는 여행을 단순한 '관광'이 아닌, 유물과의 대화라고 말한다. 오래된 유적과 자연 속에서 말없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정리되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주말엔 교수님이 추천한 강진, 경주, 안동, 제주 중 한 곳을 찾아가보자. 유물과 자연이 주는 감동이 일상의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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