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퇴사 후 태국에서 6개월간 살아보니, 생각보다 후회되는 점들이 있었다. 여행을 좋아해서 떠났지만 막상 지속해보니 힘든 점도 분명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느낀 후회 3가지를 바탕으로, 장기 여행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1. 여행을 ‘계속’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생각보다 여행은 체력 소모가 크고, 마음의 여유도 필요했다
(1) 여행을 좋아한다고 해서, ‘계속 여행’이 가능한 건 아니었다
퇴사 후 태국에 머문 첫 목표는 ‘한 달씩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기’였다. 하지만 여행이란 게 단순히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다. 짐을 싸고, 옮기고, 새 숙소에 적응하고, 길을 익히고, 또다시 떠나야 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처음에는 새로운 곳을 본다는 설렘이 컸지만, 일정이 반복될수록 피로감이 쌓였다. 결국 깨달았다. 여행을 직업처럼 지속하는 사람들은 진짜 여행을 사랑하는 성향이거나, 그에 맞는 성격을 가진 분들이었다.
(2) 나는 정착과 안정감을 원하는 성향이었다
여행을 오래 지속해보니 오히려 뿌리내리고 머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매일 새로운 자극보다는 익숙한 일상에서 생기는 안정감이 내게 더 맞았던 것이다.
(3) 계획보다 유연함이 필요한 장기 여행
MBTI 얘기가 괜한 게 아니었다. 나는 제이(J) 성향이라 변수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편인데, 여행은 늘 예측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었다. 숙소 문제, 교통 문제, 날씨 변수… 이 모든 게 하루하루 영향을 줬다. 내 성향과 여행의 스타일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나니, 나만의 방식으로 바꾸고 싶어졌다.
2. 한 달 살기, 좋은 선택일까? 오히려 ‘애매한 일정’이 될 수도 있다
계속된 이동은 오히려 ‘피로감’과 ‘애매함’만 남겼다
(1) ‘한 달’이라는 시간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애매한 시간
한 달은 어느 정도 지역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긴 하다. 하지만 깊이 있게 관계를 맺기에는 짧았고, 떠나기엔 아쉬운 시간이었다. 특히 그 지역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한 달 동안 ‘계속 참아야 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내가 느낀 건 이랬다. 좋은 곳은 오래 있고 싶고, 별로인 곳은 빨리 나가고 싶지만, ‘한 달’이란 기간은 양쪽 모두에게 애매했다.
(2) 거주지 없이 옮겨 다니는 한 달 살기, 결국 정착의 욕구로 이어졌다
짐을 싸고, 숙소를 옮기고, 새 환경에 적응하고… 이 루틴을 반복하다 보니 오히려 ‘어디든 뿌리를 내리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졌다.
한 달 살기는 분명 지역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지만, 나처럼 집 없이 옮겨 다니는 사람에게는 피로감이 더 클 수 있다. 한 지역에서 2주를 보내고, 그 지역이 좋으면 연장하는 방식이 훨씬 유연하다는 것도 뒤늦게 느꼈다.
(3) 한 달 살기에도 ‘전략’이 필요했다
- 마음에 들면 숙소 연장 가능
- 마음에 안 들면 이동 가능
- 기본 거주지가 있는 상태에서 떠나는 한 달 살기
반면, 내가 택한 방식은 지속적인 이동이었다. 그게 더 자유로울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체력과 정신력이 모두 필요했다. 정작 가장 좋았던 곳은 짧게 머물렀고, 덜 맞는 곳은 억지로 한 달을 채웠다.
3. 회사, 그만둬도 별일 없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와닿았다
“회사를 그만두면 큰일 날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1) 막상 퇴사해 보니,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10여년 동안 같은 회사를 다녔고,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때는 회사를 떠나는 게 세상의 끝처럼 느껴졌고, 무언가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회사는 그대로 잘 돌아갔고, 나 없이도 세상은 멀쩡했다.
(2) 경제활동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했다
내가 퇴사한 이후에도 돈을 버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출근하지 않아도, 고정된 조직에 속하지 않아도 경제활동은 가능했다.
물론 안정적이진 않다. 하지만 ‘퇴사=파산’이라는 등식은 착각에 가까웠다. 나처럼 자영업을 하거나 콘텐츠 기반 일을 한다면, 더더욱 가능성이 있다.
(3) 오히려 퇴사가 늦었다고 느꼈다
‘더 빨리 나올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도 있다. 물론 퇴사 자체를 누구에게나 권하진 않지만, 내게 맞지 않는 환경에 너무 오래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분명히 남는다.
지금 돌아보면, 더 빨리 주변을 살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크다. 회사를 다닐 때는 시야가 너무 좁았다. 회사 외의 세상이 있다는 걸 인식조차 못 했었다.
마치며
퇴사 후 6개월간 태국에서 살아보며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진짜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점이다.
계속 떠나는 여행보다는 한곳에 머무르고 싶은 성향, 무작정 한 달 살기보다는 계획 있는 체험, 그리고 회사를 나와도 별일 없었다는 소중한 깨달음.
누군가 퇴사 후 장기 여행을 고민한다면, 이 세 가지는 꼭 고민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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