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오사카 엑스포 2025, 기대보다 걱정이 더 앞서는 행사였습니다. 개막 전부터 ‘예산 초과’, ‘전시관 미완성’, ‘운영 혼선’ 등의 뉴스가 쏟아졌고, 실제로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는 ‘이거 진짜 가도 되나?’ 싶은 분위기까지 감돌았죠. 그런데도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글은 그런 현장 방문자의 시선으로, 뉴스와는 조금 다른 오사카 엑스포의 실제 모습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망했다는 말만 믿고 안 가기엔, 생각보다 꽤 괜찮았던 하루." 오사카 엑스포는 과연 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일까요? 하루 종일 입장부터 퇴장까지, 꼼꼼하게 둘러본 내용을 통해 함께 확인해보겠습니다.
1. 입장부터 동선까지,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팁들
(1) 위치는 어떨까? 교통편은 생각보다 편하다
엑스포는 오사카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주요 관광지에서 지하철로 30~40분이면 도착 가능하며, 표지판도 잘 되어 있어 외국인이라도 길을 헤매기 어렵습니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전철 내부에는 특정 국가의 홍보가 붙어 있어 흥미롭게 둘러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2) 입장 팁! 오전 9시 타임을 노려라
이른 시간 입장은 선택이 아닌 전략입니다. 첫 타임 입장은 현장에서 바로 예약 가능한 전시관이 많고 대기 시간도 거의 없음을 뜻하죠. 예약제 전시가 많아지면서 이른 입장은 거의 필수입니다.
(3) 목걸이형 티켓, 돈값은 할까?
온라인 티켓 외에 고급 옵션으로 판매되는 목걸이형 티켓이 있는데, QR코드 포함된 목걸이형 입장권으로 스피디한 입장이 가능합니다. 비싸지만 줄을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입니다.
2. 2km 목조 건축물? 시선을 사로잡는 구조물들
(1) 나무로만 지은 '거인의 블록 탑'
오사카 엑스포의 상징적인 구조물은 둘레 2km에 이르는 목조 건물입니다. 일본 전통 건축 방식인 ‘누키’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고, 거대한 나무 블록을 수직·수평으로 쌓은 듯한 외관이 인상 깊습니다.
(2) 눈에 띄는 건물만 둘러봐도 충분한 재미
참가국이 180여 개에 달하다 보니, 전부 다 들어가기보다는 건축물 외관만 구경해도 일종의 ‘세계 건축 전시’처럼 느껴지는 재미가 있습니다.
3. 국가별 전시관, 어디가 가장 인상 깊었을까?
🗺 각 나라 전시관, 어떤 분위기였을까?
국가 | 인상 포인트 | 추천 여부 |
---|---|---|
한국 | 디지털 아트 & 인터랙티브 전시, 친절한 스태프 | 👍 |
미국 | 캐릭터 쇼, 우주 전시, PR 감성 최고 | 👍👍 |
일본 | 생명 주제 기반 전시, 미생물·조류 등 참신한 전개 | 👍 |
사우디 | 대형 예산, THE LINE 등 미래 도시 콘셉트 | 👍👍 |
프랑스 | 시크하고 감각적인 전시 | 👌 |
건담관 | 완전 몰입형 체험형 전시 | 👍👍👍 |
(1) 한국관, 아쉽지만 따뜻한 감정이 남는다
디지털 아트, 체험형 콘텐츠, 그리고 스태프들의 친절함까지. 해외에서 ‘한국’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한 전시관입니다. 다만, 전시 내용에서 ‘한국적인 정체성’이 조금 더 뚜렷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2) 미국관, PR의 정석을 보여주다
미국관은 거의 디즈니랜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별모양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영상, 실시간 공연, 미래 기술을 엮은 쇼 등으로 관람객 몰입도가 매우 높음이 특징입니다. 마지막엔 로켓 발사 연출까지 등장해 ‘이건 꼭 봐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죠.
(3) 일본관, 실험적인 전시가 돋보인다
생명을 주제로 한 전시관답게 조류, 미생물, 폐기물 순환을 주제로 한 공간들이 참신했습니다. 다만 ‘헬로키티를 조류로 만들었다’는 설정은 이해가 쉽진 않았고, 정보성보다는 전시의 시도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었습니다.
(4) 건담관, 이건 거의 하나의 영화였다
엑스포 중에서 유일하게 ‘엔터테인먼트+교육’이 완벽하게 결합된 전시관이었습니다. 우주기지로 올라가는 듯한 연출, 갑작스런 악당 등장, 그리고 건담 출격까지. 하이라이트 체험을 원한다면 건담관은 무조건 예약 필수입니다.
4. 먹거리와 쉬는 공간, 엑스포답게 다양하다
🍽 더운 날씨 속 먹거리 찾기
메뉴 | 위치 | 특징 |
---|---|---|
냉면 | 한국관 푸드존 | 한국인 스태프가 직접 조리, 외국인도 즐기기 좋음 |
냉우동 | 중앙 식사 공간 | 시원하고 가벼운 한 끼로 적합 |
사우디 커피 | 사우디 전통 카페 | 생강 풍미가 강한 독특한 맛 |
맥주&카레 | 외곽 식당 | 가격은 다소 높지만 분위기 좋음 |
휴식 공간도 곳곳에 마련돼 있어, 더운 날엔 중간중간 그늘진 공간에서 쉬어가는 루트로 동선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엑스포에서 놓치면 아쉬운 포인트
(1) 야간 분수쇼, 꼭 보고 가야 하는 이유
해가 지면 엑스포장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뀝니다. 그 중에서도 밤 8시 전후로 진행되는 대형 분수쇼는 절대 놓쳐선 안 될 핵심 콘텐츠입니다. 디즈니랜드의 불꽃놀이처럼 각종 캐릭터, 애니메이션, 군무와 음악이 어우러지는 쇼가 펼쳐지며, 초반에는 잔잔하게 시작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화려한 연출이 이어져 관객의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이 쇼는 단순한 분수쇼가 아니라, 하나의 극장형 서사 콘텐츠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고, 마지막에는 악당과의 전투 장면까지 연출되며, 물과 불이 함께 터지는 장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좋은 자리에서 보기 위해서는 1~2시간 전부터 자리 선점이 필요하므로, 미리 쇼 장소 근처에 위치한 푸드코트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대기하는 것도 하나의 팁입니다.
(2) 원형 산책로 위에서의 이색 경험
엑스포장의 중앙을 둘러싸고 있는 목조 원형 구조물 위에는 숨겨진 산책로가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올라가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시관 풍경, 바다 쪽으로 이어지는 시원한 전망, 그리고 중간중간 국가관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구경할 수 있는 시야가 확보됩니다.
이 산책로는 단순히 걷기만 해도 특별한 경험이 되지만,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벤치나 그늘 공간, 포토존도 잘 마련되어 있어 천천히 한 바퀴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특히 낮과 밤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각각 다른 느낌으로 걸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3)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놀이터와 섬세한 배려
엑스포는 성인만을 위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과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공간도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어린이 놀이터는 단순한 미끄럼틀이나 그네 수준이 아니라, 다양한 소재와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형 놀이공간으로 꾸며져 있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머무르고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놀이터 근처에는 어린이 전용 세면대나 키 낮은 수전이 함께 마련되어 있어 부모들이 아이를 케어하기에도 매우 편리한 환경입니다. 이런 작은 디테일이 쌓여 엑스포 전체가 훨씬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4) 국가관을 넘는 '국가의 메시지'
엑스포에 참여한 각국은 단순히 문화를 소개하거나 기술을 자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나라는 이런 미래를 꿈꿉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자 노력한 흔적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우주’와 ‘자연 보호’, 일본의 ‘생명의 순환’, 사우디의 ‘더 라인’ 프로젝트처럼, 국가관 자체도 볼거리지만 그 안에 담긴 비전과 가치가 감동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미국관의 로켓발사, 일본관의 조류 기반 환경 순환 시스템, 사우디의 미래형 도시 계획은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국가 브랜드 전략으로 읽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엑스포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글로벌 스토리텔링 장치였습니다.
마치며
뉴스에서는 ‘망한 엑스포’라는 말이 많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물론 미완성 공간이나 운영 문제도 일부 있지만, 전시 하나하나에 담긴 메시지와 의도, 국가별 스타일의 차이에서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건담관, 미국관, 일본관은 예약만 잘 한다면 꼭 경험해볼 만한 전시관이며, 한국관은 ‘마음의 고향’ 같은 따뜻한 느낌이 인상 깊었습니다.
갈까 말까 고민 중이라면, 생각보다 괜찮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직접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 30도 넘는 날씨에는 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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