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자리한 마하사는 부산 시민에게 오랫동안 깊이 사랑받아 온 사찰이다. 범어사보다 앞서 창건된 부산 최초의 절이라는 역사적 의미도 크고, 금년산과 황령산 등산로에 걸쳐 있어 산책과 명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글에서는 마하사의 역사적 배경, 주요 불전, 사찰 내 이야기, 그리고 인근 맛집까지 함께 정리하며 실제 방문한 느낌을 중심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1. 마하사란 어떤 곳인가
마하사는 약 1,500년 전,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며 부산 최초의 절로 기록된다. 범어사보다 먼저 세워졌지만, 전쟁과 화재 등으로 원형이 많이 훼손되어 그에 비해 주목도는 높지 않다. 그러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얻는 마음가짐과 수행의 의미라는 점에서, 마하사는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공간이다.
- 주소: 부산광역시 연제구 봉수로 138 (연산동 2039)
- 접근성: 금련산, 황령산 등산로 중간 위치
2. 독특한 사찰 구조와 건축 양식
마하사는 전통적인 일주문, 불이문 없이 천왕문이 입구 역할을 하고 있다. 원래 사대 천왕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전쟁으로 인해 소실되었다고 한다.
하신문을 지나면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어진다.
- ① 흰 코끼리 탄 보현보살
- ② 청사자 탄 문수보살
- ③ 대웅전
- ④ 나한전
- ⑤ 5층 석탑
이 구조는 전통 가람 배치와는 조금 다르지만, 산지 사찰 특성상 지형에 따라 조성된 배치가 오히려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마치 새가 알을 품고 있는 듯한 '금악포란형' 지형도 특이하다.
3. 나한전에 얽힌 전설과 신앙
나한전은 마하사의 핵심 기도 공간 중 하나로 꼽힌다.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석가모니불을 좌우에서 협시하고 있는 구조이며, 500나한 신앙의 중심 도량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여러 설화가 전해진다.
① 동짓날 팥죽 설화
공양주 스님이 늦잠을 자고 일어나 팥죽을 쑤려는데 불씨가 모두 꺼져 있어 봉수대에서 구했더니, 절로 돌아왔을 때 화덕에 불이 살아있었다. 팥죽을 올리자 세 번째 나한의 입술에 팥죽이 묻어 있었다는 이야기.
② 참새 이야기
곡식을 말릴 때 참새들이 몰려들자, 스님이 나한전에 기도하였고 그 뒤로 참새가 절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마하사는 나한 신앙의 깊이와 민간 전설이 동시에 살아 있는 곳이다.
4. 봄에 더 아름다운 홍매화와 자연풍경
3월부터 4월까지 마하사 경내는 홍매화로 물든다. 양산 통도사만큼이나, 마하사 역시 홍매화 명소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다.
홍매화는 차가운 겨울을 이겨낸 후 피는 꽃으로, 고난을 이겨낸 희망의 상징으로 해석되곤 한다.
- 꽃놀이 장소로도 좋고
- 사진 찍기에도 좋은 배경이 된다
5. 마하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들
마하사에는 다양한 전각과 전설이 있으며, 각각의 공간은 수행과 기도의 의미를 담고 있다.
- ① 삼성각: 칠성탱화와 산신탱화가 있어 가족 건강이나 시험, 사업 기도를 많이 한다
- ② 지장전: 지장보살 좌상이 모셔져 있으며, 일반 공개는 하지 않음
- ③ 금구 전설: 1860년대, 1910년대 두 차례 금구가 울리지 않은 일이 있었는데, 이는 나한의 신통력 때문이었다는 설화가 있다
6. 금련산-황령산 등산코스와 연계
마하사는 금련산과 황령산을 잇는 등산코스 중간에 위치해 있다. 특히, 금년산의 곡선형 능선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해서 사찰 관람 후 가볍게 걷기 좋다.
- 산림욕과 사찰 방문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최적의 코스
- 등산 후 마하사 경내에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7. 마하사 인근 연산동 맛집 추천
사찰을 둘러본 후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싶다면,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차회전 할매칼국수를 추천한다.
항목 | 내용 |
---|---|
위치 | 마하사 인근, 도보 가능 |
대표 메뉴 | 칼국수, 비빔 칼국수 |
특징 | 메뉴는 단 두 가지지만 양이 넉넉하고, 대기 줄이 있을 정도로 인기 많음 |
방문 팁 | 오전 11시 30분 이전 방문을 추천 |
8. 마음을 내려놓는 조용한 기도 공간
마하사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그 조용한 공간 자체가 기도의 장소로서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독송 시간에는 모두가 함께 염불을 낭독하며 각자의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 이 순간은 짧지만 깊은 집중과 정화의 시간이 된다.
-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
- 매번 참석하지 않아도, 잠시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얻는다는 방문객이 많다
사찰에서 들려오는 목탁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사이로 느껴지는 고요함은, 도시의 소음 속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는 치유의 순간이 된다.
9. 마하사에서 느낀 개인적인 감상
이곳은 방문객의 마음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이다. 사찰은 항상 그 자리에 있지만, 방문하는 사람의 삶의 속도와 고민에 따라 바라보는 풍경이 달라진다. 마하사는 그런 면에서 늘 따뜻하게 품어주는 듯한 인상을 준다.
- 나무 아래 앉아 한참을 아무 말 없이 머물 수 있는 공간
- 전각마다 둘러보며 ‘비우기’와 ‘다짐하기’를 되새길 수 있는 구조
- 절 마당에 부는 바람 하나도 깊게 느껴지는 곳
특히 홍매화와 함께한 봄날의 마하사는 눈으로 보는 풍경보다 마음으로 더 크게 와닿는 순간들이 많았다.
마치며
부산 마하사는 관광 명소로 널리 알려진 큰 사찰은 아니지만, 오랜 역사와 전설, 고요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곳이다. 부산 시민들이 자주 찾는 이유도, 종교적 의미를 넘어서 마음의 쉼을 찾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산과 황령산을 잇는 등산 코스 중간에 있어 가볍게 산책을 겸한 방문도 가능하고, 근처 연산동 맛집과 연계하면 하루 코스로도 만족스러운 일정이 될 수 있다.
사찰을 방문하는 이유가 크고 화려한 건축물 때문이 아니라면, 마하사는 그 고요한 품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장소가 될 것이다. 다음에 부산을 찾는다면, 잠시 들러 마하사의 봄바람과 함께 하루를 새롭게 시작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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