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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대만 단수이에서 다시 만난 대왕 카스테라 원조 맛집 후기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5. 3. 22.

시작하며

한때 한국에서도 줄 서서 먹던 대만 카스테라. 하지만 지금은 매장에서 그 모습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이번 대만 한달살기 일정 중 ‘단수이’에 들러 원조 카스테라 맛을 다시 느껴보기로 했다. 단수이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MRT로 쉽게 갈 수 있는 바닷가 도시로, 음식과 풍경이 어우러진 소도시 여행지로 유명하다. 이 글에서는 대만 카스테라를 찾아 떠난 하루 여행의 디테일한 기록을 담아보았다.

 

1. 단수이 첫 방문, 날씨가 만든 실패

📌 첫날 단수이 도착 후 상황 요약

  • 기온: 쌀쌀
  • 날씨: 흐림, 비
  • 컨디션: 나쁨 (우산 들고 촬영 힘듦)

첫날 단수이를 찾았을 때는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 속에서 우산까지 들고 다니며 촬영을 진행하려니 몸도 마음도 축축해졌다. 결국 본격적인 먹방과 촬영은 포기하고 철수. 여행을 계획하며 날씨 운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날이었다.

 

2. 3일 뒤 다시 찾은 단수이,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

📌 두 번째 방문 요약

  • 기온: 따뜻함
  • 날씨: 맑음
  • 인파: 많음 (관광객 + 단체 여행객)

두 번째 단수이 방문은 첫날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하늘은 맑았고, 햇볕은 따뜻했으며, 거리에는 활력이 넘쳤다. 다만 그만큼 인파도 많아졌다. 단체 관광객까지 겹쳐 복잡하긴 했지만, 여행지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하루였다.

⏹ 한눈에 보기 좋은 포인트 정리

방문일 날씨 사람 수 촬영 여부 만족도
1회차 흐림/비 적음 실패 ★☆☆☆☆
2회차 맑음 많음 성공 ★★★★★

 

3. 대만 카스테라 네 곳 비교 체험

단수이 거리에는 대만 카스테라 전문점이 여러 곳 있다. 우리가 둘러본 곳만 해도 네 군데였다.

  • ① 물결무늬 카스테라집 → 빵 겉면에 물결무늬가 특징. 부드러운 질감. 크기는 보통. 입구 근처에서 눈에 띄는 위치. 비교적 찾기 쉬움.
  • ② 원조로 알려진 가게 → 현지에서는 원조라고 알려져 있지만 진짜는 모른다고 함. 가장 오래된 느낌, 고소함이 강함.
  • ③ 종류 많은 가게 → 오리지널, 초코, 더블치즈, 커피넛츠 등 다양함. 선택 폭이 넓어서 단맛이 부담스럽지 않게 골라 먹기 좋음.
  • ④ 맞은편 본점 느낌의 가게 → 6년 전 방문했던 곳으로 기억됨. 맛보다는 추억에 의한 만족도.

카스테라는 무엇보다 ‘갓 구운 빵’이 최고였다. 가게 간의 큰 차이보다는, 언제 구웠느냐가 핵심. 고를 때 빵 나오는 타이밍을 잘 노리는 게 관건이다.

 

4. 본격 먹방 타임: 우유 한 병과 함께

카스테라를 한 덩이 산 뒤, 인근 슈퍼에서 우유를 사 먹었다.

먹는 장소는 단수이 강가에 마련된 벤치. 해가 반짝이는 오후, 따뜻한 햇살과 강바람을 맞으며 먹는 카스테라는 그냥 디저트가 아닌 한 끼 식사였다.

✔ 실질적인 맛 포인트

  • 촉촉한 식감
  • 기름기 있음 (식용유를 넉넉히 넣은 느낌)
  • 크기 큼 (둘이 먹어도 충분)
  • 단맛 적당 (우유와 잘 어울림)

한 조각 두 조각 먹다 보면 금방 배가 부른다. 결국 먹다 남은 빵을 들고 다니며 관광을 이어갔다. "언제 다 먹지?"라는 말이 계속 나올 정도로 양이 많았다.

 

5.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 현실은?

카스테라를 배불리 먹은 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로 알려진 홍마호칭을 방문했다.

입장료가 있어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고 바깥만 구경했다. 근처 대학과 학교들도 방문하려 했으나, 오르막길이 너무 가팔라 체력상 포기했다.

📝 관광 포인트 요약

  • 홍마호칭: 입장료 있음 → 패스
  • 진리대학교: 언덕길 때문에 포기
  • 담강고등학교: 체력 고려해 생략

‘말할 수 없는 비밀’ 장소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힘든 언덕과 입장료로 인해 구경만 하고 지나쳤다. 로맨틱한 장면은 영화 속에 남겨두기로 했다.

 

6. 파리(八里)로 떠난 짧은 배 여행

홍마호칭에서 많은 걸 하지 못했지만, 대신 단수이에서 페리를 타고 강 건너 파리(팔리)로 이동해보기로 했다. 페리 비용은 34원. 강을 따라 가볍게 이동하며 바람을 맞는 시간 자체가 힐링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파리 쪽은 날씨가 흐리고, 강바람이 꽤 매서웠다. 강한 바람에 얼굴이 얼얼해졌고, 카스테라를 들고 있던 손은 얼어붙을 지경이었다. 관광보다는 ‘콧구멍에 바람 넣기 딱 좋은 곳’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 파리 지역 정리

항목 내용
이동수단 단수이 → 파리행 페리
소요시간 약 10분
비용 34원
분위기 흐리고 바람 많음
특징 오징어튀김 골목 있음, 걷기 좋음

파리에 도착해서는 오징어튀김을 하나 집어 들었다. 마요네즈가 잔뜩 올라간 튀김은 보기만 해도 느끼했지만, 카스테라로 이미 느끼함이 올라온 상태였기에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며 그냥 먹었다. 튀김은 생각보다 괜찮았고, 조용한 거리에서 손에 들고 먹는 재미가 있었다.

 

7. 대만 감성 카페와 스타벅스에서의 휴식

페리에서 다시 단수이로 돌아오는 길. 추위에 떨다 못해 따뜻한 무언가가 간절해져 스타벅스로 들어갔다.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카스테라 남은 조각을 꺼내 먹었다.

💡 이 조합, 생각보다 훌륭했다

따뜻한 커피와 기름진 카스테라의 조화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선 만족감이 있었다. 카페에서 보는 강의 풍경도 여행지의 감성을 더해줬다.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가격은 저렴하지 않지만, 이렇게 앉아서 한참을 강을 바라보며 쉬는 여유는 값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8. 단수이 대만 카스테라, 결론은?

✔ 핵심 포인트 요약

항목 평가
★★★★☆ (갓 구운 빵은 최고)
가격 ★★★☆☆ (적당한 수준)
★★★★★ (둘이 먹어도 많음)
느끼함 ★★★★☆ (우유나 커피와 함께 추천)
재방문 의사 있음 (단, 빵만 먹는다면 하루 일정 끝)

이번 단수이 여행의 핵심은 결국 '대왕 카스테라'였다.

관광지를 많이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덕분에 하나의 먹거리에 집중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카스테라 하나로 하루가 채워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날씨와 사람, 분위기, 먹거리, 경치까지 어우러져 단수이에서의 하루는 여행의 목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많이 보는 것’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이 카스테라가 알려준 셈이다.

 

마치며

단수이에서 대만 카스테라를 다시 먹는 일은 단순히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이 아니었다.

한 번은 흐린 날씨에 무산되었지만, 다시 찾은 단수이에서 느낀 햇살, 바람, 그리고 따뜻한 빵 한 조각이 만들어준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언젠가 한국에서 사라졌던 그 맛이 그리워질 때, 이곳 단수이를 다시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느긋하게 걸으며, 강가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빵을 먹는 그 감각을 기억하며 오늘의 여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