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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2025년 3월 선자령 눈꽃길, 강원도 겨울의 마지막 선물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5. 3. 8.

시작하며

3월이면 남쪽에서는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 소식을 전해줄 시기이지만, 강원도 대관령 일대는 때늦은 폭설로 하얀 눈꽃 세상이 펼쳐졌다.

올겨울 유난히 적은 적설량 때문에 아쉬움이 컸던 선자령도 3월 첫 주, 제대로 눈꽃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지난 3월 6일, 직접 걸어본 선자령 트레킹 기록을 공유해본다.

 

1. 선자령 트레킹 코스 및 일정

이번 선자령 트레킹은 대관령마을 주차장에서 출발해 KT송신소를 지나 선자령 정상으로 향하고, 양떼목장을 거쳐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약 13.1km 코스를 걸었다.

  • 산행일: 2025년 3월 6일
  • 산행코스: 대관령마을주차장 → KT송신소 → 선자령 정상 → 양떼목장 → 대관령마을주차장
  •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약 13.1km / 5시간 10분
  • 주차장 정보: 대관령마을주차장 (무료)

 

2. 주차장 상황과 초입 풍경

트레킹 당일 오전 8시 30분, 이미 주차장은 거의 만차 상태였다.

폭설 소식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모인 모습이었다.

주차장 한편에서는 제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초입부터 새하얀 눈꽃 터널이 반겨주며 시작부터 기대감을 높였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 덕분에 가지마다 눈꽃이 소복하게 내려앉아 있었고,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는 눈꽃들은 그야말로 설국을 연상케 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가 휘어질 정도였고, 평소 보기 어려운 풍경들이 연이어 펼쳐졌다.

 

3. 설경 감상하며 걷는 트레킹 구간

선자령 트레킹 코스는 비교적 완만하고 걷기 편한 편이라 사계절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번 트레킹은 눈꽃 감상을 위해 평소보다 훨씬 천천히 걸었고, 설경의 아름다움에 말 그대로 발길이 멈출 때가 많았다.

눈꽃으로 뒤덮인 나뭇가지들이 만들어내는 아치형 터널을 지나며,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사진보다 눈으로 담는 것이 더 아름다운 순간들이 이어졌다.

 

4. 상고대가 장식한 중계탑과 바람의 언덕

트레킹 도중 만난 KT송신소 중계탑은 상고대가 덮여 마치 눈으로 페인트칠한 듯한 모습이었다.

바람이 심한 날이면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인데, 이날은 바람이 거의 없고 기온도 적당해 상고대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있었다.

바람의 언덕을 넘어가는 길목에서는 이미 눈꽃 속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쉼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눈을 파내 만든 작은 구덩이 안에서 도시락을 먹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5. 선자령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해발 1,157m 선자령 정상에 도착하니, 사방이 눈꽃으로 둘러싸인 풍경이 펼쳐졌다.

날씨가 맑았다면 대관령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였겠지만, 이날은 흐린 날씨 탓에 아쉬움도 있었다.

그래도 발아래 펼쳐진 설경 덕분에 그 아쉬움은 금세 사라졌다.

정상에서 간단히 인증샷을 남기고, 양떼목장 방향으로 하산을 이어갔다.

 

6. 양떼목장 주변 설경과 하산길

양떼목장 방향 하산길 역시 눈꽃길이 이어졌고, 곳곳에 눈터널처럼 눈이 쌓여 있어 걷는 재미가 있었다.

철조망 너머로 보이는 양떼목장의 설경도 인상적이었고, 아이들과 함께 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법한 풍경이었다.

눈 덮인 나무들이 축 늘어진 길은 마치 그림 같은 모습이었고, 하산길 내내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대관령마을 주차장으로 돌아오기 직전까지도 눈꽃길이 이어져, 마지막까지 눈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었다.

 

7. 트레킹 후 즐긴 따뜻한 식사

하산 후 찾은 근처 식당에서는 만둣국과 육전으로 시장기를 달랬다.

몸이 얼었던 만큼 따뜻한 국물 한 숟가락이 온몸을 녹여주었고, 담백한 만두와 부드러운 육전이 든든한 마무리를 장식했다.

 

마치며

2025년 3월, 예상치 못한 폭설 덕분에 선자령은 겨울왕국을 연상케 하는 풍경으로 등산객들을 맞이했다.

매화가 피기 전 찾아온 뜻밖의 눈꽃 트레킹은 올해 겨울의 마지막 선물이었을지도 모른다.

다음번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선자령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하며, 이번 기록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