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약국이 편의점보다 많아진 이유, 초대형으로 변한 배경

시작하며

일본은 흔히 편의점 왕국이라고 불린다. 전국적으로 약 5만8,000개가 운영 중이며,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 덕분에 '편의점 왕국'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는 편의점을 넘어선 업종이 있다. 바로 약국이다. 2023년 3월 일본 후생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 전국 약국 수는 6만2,375개로 편의점보다 많아졌다. 게다가 600평이 넘는 대형 약국도 적지 않다. 일본 약국은 왜 이렇게 많아졌고, 왜 대형화되었는지, 한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리해본다.

 

1. 일본 약국이 많아진 이유는 초고령 사회 때문

• 일본은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국가다.
• 65세 이상 인구 비율 약 29%, 80세 이상 인구도 10% 이상이다.
• 고령층 증가로 의료 서비스 수요가 급증했다.
• 의료비와 사회보장 비용 폭등으로 약국이 대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 1997년부터 65세 이상 인구가 14세 이하 인구를 추월했다.

✔️ 고령층의 건강 관리와 의료비 절감을 위해 약국 활용이 확대되었다.

 

2. 의학 분업과 약국 수익 구조 개선

• 일본은 1995년부터 의학 분업을 도입했다. 병원은 진료, 약은 약국에서 조제하도록 한 제도다.
• 처음에는 병원 선택 사항으로 정착이 더뎠으나, 의료비 부담 증가로 정책이 강화되었다.
• 처방전 기반 조제약 판매 증가로 약국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 복약 지도료가 한국보다 10배 수준으로, 약국 수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약국이 단순 약 판매처에서 의료비 절감 정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3. 약국의 역할 확대 – 셀프 메디케이션 센터로 진화

• 일본 약국은 단순 약국이 아닌 건강관리 거점으로 기능을 확대했다.
• 약국에서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주요 서비스

• 혈액 검사, 체지방 측정, 골밀도 검사, 치매 검사
• 개인 복약 기록 관리 (약수첩 보급률 약 80%)
• 약국 영양사가 환자 맞춤형 식단 상담
• 거동이 불편한 환자 대상 방문 복약 지도 및 약 배달 서비스

✔️ 단순 약국이 아닌 지역 건강 관리 센터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4. 드럭스토어 형태로 대형화 – 한국과 가장 큰 차이

• 일본 약국 상당수가 드럭스토어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 약국 + 편의점 + 마트 기능을 결합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주요 판매 품목

• 건강식품, 보청기, 기저귀, 마스크, 만보기 등 건강 관련 제품
• 과자, 채소, 생활용품, 술, 도시락, 애완동물 용품까지 판매

✔️ 편의점처럼 24시간 영업하는 대형 드럭스토어도 많다.

✔️ 도심은 건물 전체, 외곽은 600평 이상 대형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5. 일본 약국이 외국인에게도 인기 – 국제 수요 증가

• 일본은 제약 강국으로, 세계 3위 수준의 의약품 강국이다.
• 일본 약은 품질 신뢰도가 높아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 2016년부터 약도 면세 품목으로 지정해, 중국인 등 대량 구매를 유도했다.

✔️ 감기약, 진통제, 건강 보조제 등 외국인 인기 품목

✔️ 외국인 수요 덕분에 대도시를 중심으로 드럭스토어가 급격히 늘었다.

 

마치며

일본 약국은 단순히 약을 판매하는 공간에서, 초고령 사회에 대응하는 건강 관리 거점이자, 편의점과 마트 기능까지 더한 드럭스토어로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대형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고, 약국의 역할과 기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한국 역시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일본 약국의 변화 과정과 성공·실패 사례는 한국 약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단순한 약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 건강을 지원하는 약국 모델이 한국에서도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