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티켓 가격이 오르고, 렌터카 수급도 불안정해지면서 ‘내 차를 타고 제주도로 가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나 역시 이번에 직접 차량을 배에 싣고 제주도로 이동하면서 전체 과정을 하나씩 경험했다. 단순한 ‘대체 이동수단’이 아니라, 제주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완전히 새로운 감각이었다.
완도항에서 차를 싣는 준비 과정
현재 일반인이 자동차를 싣고 제주도로 갈 수 있는 주요 항로는 ‘완도항–제주항’이다. 이용 가능한 배편은 실버클라우드호로, 완도 여객선터미널 제3부두에서 출항한다.
보통 오후 3시 전후 출항, 약 4시간 소요되며, 차량을 선적하려면 출항 최소 1시간 전까지 터미널 도착이 필요하다.
예매는 온라인으로 가능하며, 차량 크기와 인원 수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일반 승용차 기준으로 왕복 약 30만원 내외, 인원 1인당 운임은 약 3만~4만원대였다. 차량 크기가 SUV 이상이거나, 루프박스·자전거 거치대가 있을 경우 추가 요금이 붙는다.
터미널 도착 후 차량 선적 창구에서 예약자 정보를 확인하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차량을 배 내부로 이동시킨다. 이때 운전자가 직접 차량을 선적해야 하며, 고정 작업 후에는 차량 접근이 불가하므로 여행 중 필요한 짐은 미리 꺼내두는 게 좋다.
실버클라우드호 내부는 생각보다 쾌적했다
실버클라우드는 국내 기술로 제작된 크루즈형 여객선이다. 내부 시설은 일반 배보다 훨씬 현대적이었다. 로비에는 카페, 매점, 휴게실, 게임룸, 그리고 국내 유일의 선상 스타벅스까지 있다. 반려동물 동반 승객을 위한 펫룸, 수유실, 샤워실 등도 갖춰져 있었다.
객실은 1등실부터 3등실까지 구분되어 있으며, 2등실을 이용했다. 바닥 평상형 구조에 창문이 있는 방으로, 3등실과 요금 차이는 약 5,000원, 유일한 차이는 창문 유무였다. 누워서 창밖으로 바다를 보는 경험은 비행기 창가 좌석과는 전혀 달랐다.
배는 생각보다 조용했고, 진동도 거의 없었다. 출항 후 갑판에 나가면 바람이 세지만, 멀미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넓은 공간과 느릿한 항해 덕분에 시간 감각이 느긋해지는 느낌이었다.
제주항 도착 후, 바로 내 차로 여행 시작
제주항에 도착하면 하선 방송에 맞춰 다시 차량 갑판으로 이동한다.
내 차는 결박된 상태 그대로 있었고, 직원 안내에 따라 순서대로 차를 이동시킨다. 선입선출 구조라, 먼저 탑승한 차량은 마지막에 하선된다.
차량 하선 후엔 하부 소독 구역을 통과하며, 간단한 방역 절차를 마친다.
렌터카 대여 절차 없이 곧장 제주 도로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공항에서 대기하거나 렌터카 회사로 이동할 필요가 없으니, 도착 즉시 여행이 시작된다. 특히 장거리 여행용 장비나 반려동물, 자전거 등 짐이 많은 사람에게는 이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이용 시 알아두면 좋은 점
- 차량 상태 점검은 출항 전 필수 – 선적 후에는 접근이 불가능하므로 연료를 충분히 채우고, 귀중품은 반드시 꺼내야 한다.
- 날씨에 따라 운항이 변동될 수 있음 – 태풍, 풍랑주의보 시 결항될 수 있으니 출항 하루 전 기상 확인은 필수다.
- 탑승객은 선박 내 휴대품만 소지 가능 – 노트북, 카메라, 간단한 옷가지 정도만 들고 들어갈 수 있다.
- 멀미약은 미리 준비 – 항로는 비교적 잔잔하지만, 파도가 높을 땐 멀미가 생길 수 있다.
- 왕복 예매 시 할인 적용 – 현장보다는 온라인 왕복 예매가 약간 더 저렴하다.
직접 다녀와 느낀 장단점
- 장점 – 도착 즉시 내 차로 바로 이동 가능, 장비·짐 제한이 없고 반려동물과 동반 가능, 이동 과정 자체가 여행처럼 여유로움.
- 단점 – 이동시간이 비행기보다 길다(약 4시간), 차량 선적 요금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날씨에 따른 일정 변경 위험이 있다.
결국 이 방식은 ‘시간보다 여유를 택하는 여행자’에게 잘 맞는다.
빠르게 가는 대신, 천천히 바다를 건너며 도착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돌아보며 느낀 점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갈 제주를, 배로 4시간 넘게 건너는 건 어찌 보면 비효율적이다.
그런데 바다 위에서 천천히 섬이 가까워질 때의 감정은, 비행기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종류의 감동이다.
내 차를 싣고 제주도로 간다는 건 단순히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여행의 시작’을 바꾸는 선택이다.
공항 대신 항구에서, 출발의 리듬이 달라진다.
※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생활정보를 공유하는 콘텐츠로, 선박 운항 일정이나 요금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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