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숙소

겨울 수안보 가족여행, 부모님과 다녀온 상록호텔 온천의 하루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5. 11. 25.

겨울 수안보 가족여행, 부모님과 다녀온 상록호텔 온천의 하루

처음엔 단지 부모님을 위한 여행이었다

겨울이 깊어가던 시기였다. 평소엔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뒀던 가족여행을, 이번엔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신혼 때 다녀오셨다는 수안보를 떠올렸다. 그때 이야기를 하실 때마다 유난히 표정이 부드러워지셨다.
그래서 이번엔 부모님을 모시고 수안보상록호텔로 향했다.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주정산로 22, 오래된 온천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곳이었다.

 

호텔 앞에 차를 세우니 주차장은 여유 있었다. 주변엔 온천탕 간판이 몇 개 보였고, 겨울이라 그런지 거리는 조용했다. 차창에 김이 서릴 만큼 차가운 공기 속에서, “옛날 그대로네”라는 어머니의 한마디가 들렸다.
충주 시내에서 차로 약 25분 정도 떨어져 있고, 수안보온천광장까지는 도보로 5분 남짓이다. 주차는 무료이며, 대중교통으로는 충주버스터미널에서 수안보행 시외버스를 타면 약 40분 정도 걸린다.

 

 

막상 도착해보니, 세월이 느껴지지만 정돈된 인상

수안보상록호텔은 3성급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프런트 직원의 응대가 친절했고, 방으로 올라가는 복도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패밀리룸을 예약했는데 침구류가 깨끗했고 욕실도 비교적 정돈되어 있었다. 다만 건물 전체에 약간의 오래된 냄새가 남아 있었다.
한참 머물러 있다 보면 익숙해지긴 하지만, 처음엔 부모님이 조금 불편해하셨다.

 

거실엔 쇼파 대신 좌식 의자가 놓여 있었고, TV는 다소 높게 설치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어머니가 “허리 아파서 오래 못 보겠다”고 하셨다.
아마 리모델링 과정에서 완전히 바꾸지 못한 부분이 남은 듯했다. 그래도 침대 매트리스나 침구 상태는 만족스러웠다.

 

이곳을 기억하게 만든 건 결국 온천이었다

사실 이 호텔을 고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하 온천이었다. 스파 시설이 지하층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깨끗했다.
온천수의 온도도 적당했고 물의 질감이 부드러워서 몸이 천천히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부모님은 한참을 계시다 나오셨다. 아버지는 “이 물은 예전 그대로네”라며 웃으셨다.

 

온천탕 내부에는 타월이나 세면도구가 따로 제공되지 않아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점은 아쉬웠다. 그래도 전반적인 시설 관리나 온도 유지 상태는 좋았다.
특히 겨울철이라 그런지 따뜻한 온천에서 몸을 녹인 뒤 나와 맞는 찬 공기가 오히려 상쾌하게 느껴졌다.

 

주변은 조용했지만, 오래된 마을의 정취가 있었다

호텔 주변엔 마트나 식당이 가까워서 식사 걱정은 덜했다. 바로 옆에 슈퍼도 있었고, 골목 안쪽엔 오래된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만 수안보 마을 자체가 세월의 흔적이 깊게 배어 있어서, 전반적으로 ‘노후된 느낌’이 강했다.
일본의 온천마을처럼 꾸준히 관리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 대신 한적하고 조용했다.

 

저녁 무렵엔 가족들과 함께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따뜻한 증기가 피어오르는 골목 사이로 겨울 바람이 스쳤다.
어머니는 “옛날에도 이런 냄새였어”라며 옛이야기를 꺼내셨다. 그 순간, 이 여행의 목적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기억을 다시 걷는 일’이었음을 깨달았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수안보상록호텔은 완벽하진 않다. 건물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몇몇 시설은 분명 손이 더 필요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밤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던 부모님의 표정을 보면 그 모든 게 사소하게 느껴졌다.

 

다시 간다면, 더 큰 기대 없이 조용히 하루쯤 묵을 것 같다. 가족과 함께라면 그 자체로 충분했으니까.
이상하게도, 그 겨울의 수안보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