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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정보 및 리뷰

손더(Sonder)의 몰락이 남긴 교훈: 왜 유럽형 스마트 숙박 브랜드는 살아남았을까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5. 11. 22.

시작하며

여행 중 숙소에서 “내일 바로 퇴실하라”는 통보를 받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최근 북미와 유럽 여행자들 사이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에어비앤비의 대항마’로 불리던 숙박 스타트업 손더(Sonder)가 돌연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가치가 20억달러를 넘던 스타트업이 왜 이렇게 무너졌을까. 오늘은 손더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짚고, 같은 시장에서 오히려 성장 중인 유럽의 아파트호텔 브랜드 4곳을 비교해 보았다.

 

1. 손더(Sonder)는 왜 무너졌을까

손더는 ‘호텔의 품질’과 ‘에어비앤비의 공간성’을 결합한 서비스였다.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아파트나 건물을 장기 임대해 자체 디자인으로 운영했다. 겉으로 보기엔 완벽했지만, 그 모델의 중심에는 막대한 고정비라는 약점이 있었다.

핵심 원인 요약

  • 개인 호스트가 아닌, 건물 전체를 장기 임차하는 구조
  • 경기 변동과 관계없이 매달 임대료 지출
  • 기술 통합 실패와 운영비 폭증
  • 메리어트와의 제휴 파기 후 현금 흐름 붕괴

결국 손더는 숙박률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회복되었음에도, 시스템 통합과 운영 인건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버티지 못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스타트업의 실패가 아니라, ‘자산 중심 모델’의 위험성을 드러낸 대표 사례로 남게 되었다.

 

2. 유럽의 대안 브랜드 4곳, 무엇이 달랐을까

손더가 무너진 자리에는 이미 다른 유럽형 숙박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공통점은 ‘아파트형 공간’이지만, 재무 구조와 운영 방식은 손더와 완전히 다르다.

 

(1) 누마(Numa): 자동화와 수익공유형 모델

독일 베를린에서 출발한 누마는 현재 유럽 14개국 36개 도시에서 8,000개 이상의 유닛을 운영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손더와 비슷하지만, 임대료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 어떤 차이가 있을까

  • 수익 공유형 계약 - 시장이 좋을 땐 건물주와 이익을 나누고, 침체기에는 고정 임대료를 낮춘다. 손더의 ‘고정비 폭탄’을 막는 유연한 구조다.
  • 운영 자동화 비율 80% - 예약, 체크인, 청소 관리 등 대부분을 AI 시스템으로 처리한다. 인건비 절감 효과가 커서, 팬데믹 이후에도 운영 효율이 유지되었다.
  • 디자인보다 효율 중심 - 인테리어는 미니멀하지만, 세탁기·주방·디지털 키 등 필수 요소만 남겼다.

이런 이유로 누마는 장기 여행자뿐 아니라 출장 수요에서도 안정적인 예약률을 유지하고 있다.

 

(2) 아웃사이트(Outsite): 멤버십 기반의 자산경량 모델

아웃사이트는 2015년 미국에서 시작된 디지털노마드 전용 숙소 브랜드다. 손더와 달리, 건물을 직접 빌리지 않는다. 대신 부동산 소유주와 운영 계약(Management contract)을 맺고, 일정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 특징 정리

  • 고정비 부담이 거의 없다 - 건물 임대료를 내지 않고, 매출 일부만 수수료로 가져간다. 경기 변동에도 리스크가 낮다.
  • 멤버십 시스템 - 연 149달러 혹은 평생 399달러의 회원제를 운영한다. 회원 전용 숙소는 가격이 저렴하고, 예약이 우선된다.
  • 전 세계 네트워크 - 뉴욕, 발리, 바르셀로나, 포르투갈 등 30여개 지역에 분포. 아시아까지 확장 중이라 손더의 대체재로 주목받는다.

아웃사이트의 강점은 ‘공유오피스+숙소’ 개념을 결합했다는 점이다. 나 또한 디지털노마드로서 유럽 체류 시 멤버십을 고려해 본 적이 있는데, 한 달 이상 머무는 사람에겐 확실히 효율적인 선택으로 느껴졌다.

 

(3) 더 소셜허브(The Social Hub): 다각화된 수익 구조

2012년 네덜란드에서 출발한 소셜허브는 원래 ‘더 스튜던트 호텔(The Student Hotel)’이었다. 지금은 이름을 바꾸고 유럽 16개 도시에 13,000개 이상 객실을 운영한다.

📍 무엇이 다를까

  • 하이브리드 수익 모델 - 학생 기숙사, 일반 호텔, 공유오피스가 한 건물 안에 공존한다. 특정 수요층이 줄어도 전체 매출은 안정적이다.
  • 직접 소유 + 장기 임차 병행 - 일부 건물은 직접 투자해 운영하고, 일부는 장기 계약으로 확보한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분산시켜 리스크를 관리한다.
  • 대학가 중심 입지 - 대부분 캠퍼스 인근에 위치해 비수기에도 꾸준한 수요 확보가 가능하다.

소셜허브는 단순히 ‘숙박업’이 아니라, 생활형 복합공간으로 확장한 사례다. 덕분에 팬데믹 기간에도 학생·직장인 수요로 버텨냈고, 손더와 달리 꾸준히 성장 중이다.

 

(4) 로크(Locke): 장기체류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

로크는 영국 이든(Edyn) 그룹 산하 브랜드로, 런던·더블린·베를린 등 주요 도시에 확장 중이다. 외형적으로 손더와 가장 비슷하지만, 기반은 훨씬 견고하다.

📍 주요 특징

  • 자산 소유 기반의 운영 - 대부분의 시설을 그룹이 직접 소유하거나 공동 투자 형태로 운영한다. 임대료 리스크가 낮고, 부동산 가치 상승의 이점도 함께 얻는다.
  • 장기 숙박 비중 60% 이상 - 7박 이상 투숙객 중심으로 운영돼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한다. 일반 호텔보다 수익률이 높다.
  • 호텔 수준의 관리 체계 - 객실 디자인과 편의시설 수준이 프리미엄급. 출장, 워케이션 수요층이 주요 고객이다.

로크는 아파트호텔 시장에서 ‘프리미엄 장기체류형’이라는 뚜렷한 포지션을 만들었다. 단순 숙박이 아니라 ‘삶의 공간’으로 머무는 경험을 판매하는 셈이다.

 

3. 손더의 실패가 남긴 교훈

손더의 몰락은 단순히 한 스타트업의 종말이 아니라, 숙박 산업의 구조적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 여행자가 배워야 할 포인트

  • 예약 전, 운영 주체가 안정적인 회사인지 확인할 것
  • ‘디자인 예쁜 숙소’보다 운영 구조와 리뷰 일관성을 볼 것
  • 장기 체류 계획이라면 수익공유형 또는 멤버십형 브랜드를 고려할 것

유럽에서 실제로 머물러 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호텔보다 아파트형 숙소가 편하지만, 운영이 불안정한 브랜드는 일정이 흔들릴 위험이 크다. 따라서 손더 이후에는 ‘멋진 인테리어’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모델’을 우선순위로 삼는 게 현명하다.

 

4. 아파트호텔 선택 시 참고할 기준

⭐ 이런 기준으로 보면 실패 확률이 낮다

구분 자산 구조 주요 고객층 강점 단점
손더 장기 임차 (고정비 중심) 단기 여행객 호텔급 디자인 재무 리스크 큼
누마 수익공유형 + 자동화 출장·장기체류 비용 효율, 기술 중심 현지 운영 유연성 제한
아웃사이트 운영 위탁형 + 멤버십 디지털노마드 저비용, 글로벌 네트워크 멤버 전용 숙소 한정
소셜허브 복합수익형 (기숙사+호텔) 학생·비즈니스 안정적 현금 흐름 고가 도시 중심
로크 자산소유형 + 프리미엄 장기 체류객 높은 품질, 브랜드 신뢰 가격 다소 높음

 

(1) 여행자 입장에서 본 현실적 조언

  • 단기 숙박만 한다면: 누마처럼 자동화된 브랜드가 편하다.
  • 한 달 살기·리모트 워커라면: 아웃사이트나 소셜허브가 낫다.
  •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장기 숙박을 원한다면: 로크가 가장 안정적이다.

 

마치며

손더의 실패는 ‘혁신’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결국 운영 효율성과 재무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숙박 산업에서는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유럽 여행을 계획한다면, 단순히 숙소의 디자인이나 위치보다 ‘어떤 구조로 운영되는 회사인지’를 한 번쯤 검색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게 여행 일정 전체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