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양도성길 2코스 낙산구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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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양도성길 2코스 낙산구간 산책

오늘은 서울의 한양도성길 2코스 낙산구간을 걸으며 느낀 감동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이번 여정은 수도권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시작했습니다. 4번 출입구로 나가면 계단이 많으니 참고하세요. 계단을 오르고 길을 건너면 지난번에 한양도성길 1코스 백악구간을 마무리했던 혜화문이 보입니다. 혜화문 옆 횡단보도를 건너면 한양도성길 2코스가 시작됩니다.

 

한양도성길 2코스는 혜화문에서 낙산공원과 흥인지문을 거쳐 광희문까지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제가 서 있는 왼쪽으로 나무 데크 계단이 있었는데,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이날 밤 10시부터 비가 올 예정이라 하늘에 비구름이 가득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다 보니 혜화문이 보였습니다. 계단을 다 오르고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성벽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부터 한양도성길 2코스 낙산구간의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https://youtu.be/55jCKiNIwWY

 

 

성벽을 보니 구간별로 돌의 크기와 모양이 달랐습니다. 시대별로 보수공사를 하면서 돌의 크기와 모양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양도성 성벽의 역사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서울 한양도성길 2코스 낙산구간

 

한양도성길 2코스는 경사가 완만해서 산책하듯 걷기에 좋았습니다. 길이는 약 2.1km이고,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정도입니다. 혜화문에서 낙산을 지나 흥인지문까지 이어지는 구간인데, 낙산(125m)은 서울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산으로 내사산 중 가장 낮습니다. 낙산의 모양이 낙타 등처럼 생겼다고 해서 낙타산이나 타락산이라고도 불립니다. 굴곡을 따라 이어지는 성벽의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걸으며 '각자성석’을 보았습니다. 성벽 구간마다 누가 어느 구간을 공사했고 담당하는지 실명제를 한 것입니다. 길을 걷다 보면 '장수마을’이라는 표지석이 보입니다. 장수마을은 낙산공원 동남쪽의 성벽을 끼고 있는 작은 마을로, 한국전쟁 이후 형성된 판자촌이 지금의 장수마을이 되었습니다. 노인 거주 인구가 많아 장수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집과 골목길을 정비해 지금의 깔끔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낙산공원은 서울의 몽마르뜨 언덕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망이 좋은 곳입니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노을과 야경이 아름답다고 합니다. 저는 아쉽게도 이날 비구름이 가득해 노을 풍경을 보지 못했습니다. 북악산과 인왕산에서 서울의 모습을 멀리서 볼 수 있다면, 이곳 낙산에서는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에서 서울 도심을 볼 수 있습니다.

 

낙산공원에서 흥인지문으로 가는 길은 성곽 안과 밖 모두 길이 있습니다. 성 안쪽을 내부 순성길, 성 바깥쪽을 외부 순성길이라고 합니다. 저는 내부와 외부 순성길을 왔다 갔다 하며 걸었습니다.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성곽 안밖을 통할 수 있는 작은 암문들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이 암문을 평상시에는 막아 놓았다가 전시에 군사를 이동하거나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데 쓰였다고 합니다.

 

이화동 벽화마을로 통하는 암문을 지나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행객들이 많이 방문했을 때 주민들의 민원으로 유명한 벽화들이 사라졌지만, 남아있는 벽화들과 계단 길, 골목 풍경이 특유의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이화동 벽화마을을 걷다 보니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이 거주했던 이화장도 나왔습니다. 가로등 불빛이 비춘 골목길 하나하나가 정감 있고 분위기 있었습니다.

 

낙산공원에서 약 1km 정도 가다 보면 한양도성 박물관이 나오고, 그 아래 경사면으로 성곽공원이 있습니다. 이 성곽공원에서 내려다보는 흥인지문과 성곽의 야경이 분위기 있었습니다. 한양도성길 2코스 낙산구간은 밤에 걸어도 외지지 않고 야경이 좋아서 추천드립니다.

 

흥인지문은 조선 태조 5년(1396년)에 축조된 문입니다. 현재의 흥인지문은 고종 6년(1869년)에 다시 지은 것입니다. 흥인지문은 한양도성 성문 중 유일하게 성 밖에서 성문이 보이지 않도록 옹성이 성문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서울의 지형은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기 때문에 군사적인 면에서는 흥인지문이 가장 취약했습니다. 성문을 옹성으로 둘러싼 것은 바로 이런 문제 때문입니다.

 

청계천에 있는 오간수교를 보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로 갔습니다. 이곳에는 성벽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 주변으로 오간수문과 이간수문이 남아있습니다. 이 아치 모양의 곡선과 DDP의 곡선이 묘하게 어울렸습니다. DDP를 큰 도로 쪽에서만 보지 않고, 뒤쪽으로도 보니 좋았습니다. 어떤 분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계셨습니다.

 

이제 광희문을 향해 갔습니다. 이때부터 중간중간 번개가 치기 시작했습니다. DDP에서 광희문까지는 가까운 듯하면서도 그리 가깝지 않았습니다. 밤이 늦은 시간임에도 동대문 시장 쪽이라 그런지 오히려 사람들도 많고 분위기가 더 활기찼습니다. 길 건너편으로 광희문이 보였습니다. 광희문은 한양도성의 사소문 중 남문입니다. 그래서 '남소문’이라고도 합니다.

 

이렇게 광희문을 끝으로 한양도성길 2코스 낙산구간을 완주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영상을 다 찍고 앉아서 쉬고 있는데,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더니 갑자기 비가 엄청 쏟아져서 옷이 홀딱 젖었습니다. 다음부터는 비가 올 예정이면 우산을 꼭 챙겨야겠습니다.

 

오늘의 여행은 여기까지입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