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항동철길로 시작하는 도심 속 가을 트레킹
서울 지하철 7호선 천왕역 2번 출구에서 가까운 항동철길은 과거 산업 철도로 사용되던 곳이다. 현재는 열차가 다니지 않지만, 산책로로 변모하여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길로 접어들면 도심과는 전혀 다른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펼쳐진다. 나무들 사이로 쏟아지는 가을 햇살과 붉게 물든 단풍이 걷는 이의 발길을 붙잡는다. 철길 양옆에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늘어서 있어 마치 자연의 터널을 지나가는 듯한 기분을 준다.
항동철길은 걷는 내내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가 많아 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철로 침목 위에 새겨진 문구를 따라가며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길은 구로올레길 3코스와도 연결되어 있어, 철길을 즐기다 산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로도 확장할 수 있다.
2. 서울 최초의 시립 수목원, 푸른수목원
항동철길을 따라 걸으면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시립 수목원인 푸른수목원에 닿게 된다. 푸른수목원의 정문은 붉은 벽돌로 지어져 있으며,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수목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넓은 잔디밭과 느티나무, 저수지가 눈길을 끈다. 잔디밭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고, 느티나무 아래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며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이다.
수목원의 매력은 다양한 테마로 나뉜 구역에 있다. 침엽수원과 활엽수원, 장미원 등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공간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장미원은 계절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색깔의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3. 저수지와 데크길,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다
푸른수목원의 저수지는 갈대와 연꽃이 어우러져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보여준다. 저수지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데크길은 방문객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코스다. 데크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가을철에 더욱 운치가 있으며, 연꽃 사이로 오리들이 떠다니는 모습은 일상에서의 피로를 잊게 한다.
또한, 금개구리와 같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저류지는 자연 생태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생태를 보존하려는 노력 덕분에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며, 방문객들은 그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4. 다양한 체험 공간과 편안한 쉼터
푸른수목원은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에게 교육적 경험도 제공한다. 항동푸른도서관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히 좋은 장소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숲교육센터는 에너지 절감을 고려한 친환경 건축물로, 내부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수목원의 또 다른 매력은 곳곳에 마련된 쉼터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저수지와 이어진 데크길, 붉게 물든 단풍 사이로 놓인 길을 따라 걷는 동안 자연이 주는 힐링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5. 푸른언덕에서 완만한 트레킹으로 하루를 마무리
푸른수목원을 나와 철길 건널목을 건너면 계단이 나오는데, 이곳은 푸른언덕으로 이어진다. 완만한 경사의 이 길은 걷기에 편안하며, 작은 관목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 코스를 따라 약 8km를 걸으면 도심 속 자연의 풍요로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서울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은 가벼운 트레킹과 자연 산책을 즐기기에 손색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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