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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에서 기억해둘 울산왜성전투도 이야기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6. 2. 11.

시작하며

임진왜란을 다룬 전시는 여러 번 봤지만, 이번에 마주한 울산왜성전투도는 분위기가 달랐다. 단순한 전투 기록을 넘어, 전장을 기억하려는 가문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병풍이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2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에서 이 작품을 직접 보니, 교과서 속 문장이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이 글에서는 울산왜성 전투의 배경부터 병풍에 담긴 장면 해석, 전시 일정과 관람 팁까지 한 번에 정리해본다. 전쟁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시간을 내볼 만한 전시다.

 

1. 울산왜성에서 벌어진 한겨울의 격전

울산왜성 전투는 1597년 12월 2일부터 1598년 1월 4일까지 이어진 한겨울 전투다. 나는 평소 부동산과 성곽 구조에도 관심이 많은 편인데, 울산왜성은 단순한 성이 아니라 일본군이 남해안 방어선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만든 전략 거점이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1) 직산 이후, 왜 울산이었을까

직산전투 이후 일본군은 내륙 진출을 접고 남해안으로 물러났다. 그 과정에서 울산왜성을 축조했고, 이곳에 가토 기요마사가 주둔했다.

① 일본군이 울산왜성을 선택한 이유

  • 남해와 가까워 해상 보급이 가능했다는 점이 크다.
  • 태화강을 끼고 있어 자연 지형을 방어선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 내륙 진출 실패 이후 방어 중심 전략으로 전환한 상황과 맞물린 위치였다.

② 조명연합군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배경

  • 명나라 경리 양호가 이끄는 4만여 명의 명군이 합류했다.
  • 조선 도원수 권율이 1만여 명을 이끌고 함께 공략에 나섰다.
  • 일본군 방어 거점을 무너뜨려 전세를 뒤집으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전쟁사를 공부하다 보면 숫자만 기억하기 쉽다. 하지만 5만 명 가까운 병력이 한겨울에 움직였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그 자체로 엄청난 부담이었을 것이다.

 

(2) 태화강을 사이에 둔 대치, 그리고 반전

이 전투의 핵심은 ‘포위’와 ‘구원’이다. 병풍은 그 과정을 세 장면으로 나누어 보여준다.

① 제1도: 포위와 고립

  • 조명연합군이 성을 에워싸고 공격하는 장면이다.
  • 성 안에 우물이 없어 식수를 태화강에서 조달했다는 점이 묘사되어 있다.
  • 식량과 물이 부족해 극한 상황에 몰린 일본군 모습도 표현되어 있다.

② 제2도: 태화강을 사이에 둔 대치

  • 나베시마 나오시게와 구로다 나가마사 등이 이끄는 일본 구원군이 도착한다.
  • 얼어붙은 태화강을 일부 병력이 건너며 전투가 시작되는 긴박한 장면이다.

③ 제3도: 야습과 철수

  • 1598년 1월 초, 일본군이 일제히 강을 넘어 기습한다.
  • 조총과 장검을 앞세운 공격에 조명연합군이 경주 방면으로 물러난다.

나는 제3도를 보며 ‘결국 보급과 기동력이 전세를 가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곽 구조와 지형, 강의 결빙 여부까지 모두 변수가 된 셈이다.

 

2. 나베시마 가문이 이 장면을 남긴 이유

이 병풍은 임진왜란에 참전한 사가 지역 다이묘 나베시마 나오시게 가문에 전해 내려온다. 원본은 1874년에 소실되었고,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은 1886년에 모사한 것이다.

나는 이런 전쟁 그림을 볼 때마다 ‘왜 굳이 다시 그렸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가문 내부 결속을 위한 상징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1) 전공을 기억하는 방식

① 가문과 가신 간의 유대 강화

  • 전장에서의 활약을 시각적으로 남긴다.
  • 후손과 가신들이 같은 서사를 공유한다.

② 에도시대 이후 인기 소재

  • 울산왜성 전투는 극적인 전개로 회자되었다.
  • 패전과 구원, 기습이라는 드라마적 요소가 강하다.

한 국제 문화유산 연구 자료(UNESCO, 2023년 문화유산 교육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기록물은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공동체 정체성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 병풍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3. 전시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나는 전시를 볼 때 ‘어디를 먼저 볼지’를 정하고 움직인다. 병풍은 길이가 368.5cm에 달하기 때문에 한 번에 보기 어렵다.

(1) 성 안과 성 밖의 대비를 먼저 본다

① 포위된 성 내부 묘사

  • 식수 부족 장면
  • 말과 병사의 모습
  • 지원군을 기다리는 긴장감

② 성 밖 연합군의 규모감

  • 병력 배치
  • 깃발과 진형
  • 강을 사이에 둔 구도

이 대비를 먼저 읽으면 그림 전체 구조가 정리된다.

 

(2) 전시 일정은 나뉘어 있다

울산왜성전투도는 세 장면이 각각 다른 기간에 공개된다.

📍 울산왜성 전투 전시품 안내

울산왜성전투도, 일본(1886년), 종이에 채색(168.7×368.5cm), 일본 나베시마보효회 징고관

  • 제1도: 2025.11.27.~12.30.
  • 제2도: 2025.12.31.~2026.1.30.
  • 제3도: 2026.1.30.~2026.3.3.

📍전시 안내

우리들의 이순신

2025.11.28.(금) ~ 2026.3.3.(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2

2026년 2월 17일 설날 당일은 휴관이다. 일정이 바뀌는 시점에 맞춰 방문하면 서로 다른 장면을 비교해 볼 수 있다.

 

🗓 내가 가기 전에 체크한 것들

  • 보고 싶은 장면이 어떤 기간에 공개되는지
  • 주말 관람 대기 시간
  • 설 연휴 휴관일
  • 다른 전시와 동선 겹침 여부

40대가 되고 나니 전시는 체력전이기도 하다. 미리 동선을 생각해두면 훨씬 여유 있게 볼 수 있다.

 

마치며

울산왜성 전투는 단순히 승패로만 정리하기 어려운 전투다. 양측 모두 큰 피해를 입었고, 일본 내부에서도 전선 축소 논의가 나올 정도로 부담이 컸다. 그 복잡한 상황이 한 폭의 병풍에 담겨 있다.

나는 전시를 보고 나오며, 전쟁사는 기록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다는 생각을 했다. 조선의 시선, 명의 시선, 일본 가문의 시선이 서로 겹치고 엇갈린다. 이번 전시는 그중 한 단면을 차분히 보여준다.

역사를 책으로만 읽어왔다면, 이번에는 공간 안에서 천천히 걸으며 장면을 따라가 보는 것도 좋겠다. 한겨울의 태화강을 상상하며 병풍을 바라보면, 전쟁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