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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영국항공 A320neo 이코노미 후기: 런던-로마 노선, 과연 값어치 했을까?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5. 5. 13.

시작하며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로마 피우미치노공항까지 가는 유럽 단거리 비행, 가격은 무려 140파운드. 이 정도면 저비용항공을 타도 괜찮았을 텐데, 결국 라운지를 경험해보려는 욕심에 영국항공 이코노미 클래스를 선택했습니다. 히드로공항 T5 이용부터 라운지 후기, A320neo 탑승 경험, 좌석 상태, 기내 서비스까지 실제 경험을 토대로 꼼꼼하게 정리했습니다.

 

1. 런던 히드로공항 T5에서 출발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들

(1) 히드로공항 T5는 영국항공의 홈그라운드

런던 히드로공항의 터미널 중 T5는 영국항공과 이베리아항공 전용입니다. 두 항공사는 동일한 IAG 그룹 소속으로, 운영만 다를 뿐 사실상 한집안입니다. T5는 규모도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사전에 위치와 동선을 체크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2) 이른 아침 항공편 이용 시 우버보다 버스가 합리적

히드로공항 인근 숙소에서 우버를 호출하니 10분 거리에도 22파운드가 나왔습니다. 반면 2층 버스를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고 시간도 비슷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도 버스 이용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2. 영국항공 라운지에서 아침을 해결한 후기

(1) 사파이어 등급 이상이면 라운지 이용 가능

원월드 사파이어 등급 이상이면 BA 라운지 입장이 가능합니다. 루비 등급은 라운지 대신 체크인 우선권만 제공됩니다.

(2) 라운지 구성은 전형적인 영국식 조식

히드로 T5의 클럽 라운지 노스에서는 다음과 같은 메뉴가 제공됩니다:

  • 베이크드빈, 스크램블 에그, 구운 토마토, 볶은 버섯
  • 베이컨, 소시지, 감자튀김류
  • 식빵, 크로아상, 페이스트리 등 베이커리류
  • 요거트, 통조림 살구, 수박 등 과일류
  • 와인 4종,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보테가’, 위스키, 진, 보드카 등 주류

(3) 아쉬운 점: 인천공항 마티나 라운지와 비교했을 때 부족한 구성

메뉴 구성 자체는 무난했지만, 동양인의 입맛엔 아쉬움이 남는 구성입니다. 불고기, 죽 같은 메뉴는 전혀 없으며, 서양식 조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3. A320neo 이코노미 좌석, 정말 이렇게까지 좁아도 되나?

(1) 좌석은 ‘초슬림형’으로 불리는 얇은 시트

이코노미 좌석은 시꺼먼 가죽으로 덮여 있고, 등받이는 리클라이닝 불가. 초슬림 시트라고 불릴 만큼 얇고 단단한 착석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 영국항공 A320neo 이코노미 좌석 특징 정리

  • 좌석 배열: 3-3
  • 좌석 간격: 약 28인치
  • 좌석 너비: 평균 17인치 수준
  • 리클라이닝 기능: 없음
  • 기내 테이블: 소형
  • USB 포트: USB-A 타입, 좌우 총 4개
  • 개인 모니터/공용 모니터: 없음
  • 시트 쿠션감: 거의 없음 (단거리 이동용에 가까운 구조)

(2) 창문 없는 자리도 있음! 좌석 선택 시 주의

맨 뒤쪽 좌석은 창문이 없거나 어색한 위치에 있어서 뷰를 중시한다면 좌석 선택 시 꼭 좌석 배치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4. 유럽 내 FSC, 왜 저가항공과 차이가 거의 없을까?

(1) 기내식? 오트밀바 하나

영국항공의 유럽 단거리 노선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는 오트밀바와 생수 한 병이 전부였습니다.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간소화된 구성은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 영국항공 단거리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제공된 기내 간식

  • 블루베리 오트밀바 1개
  • 생수 1병 (200~300ml 미니병)

(2) 기내 와이파이: 메시지만 무료, 인터넷은 유료

기내 와이파이는 회원 가입 시 무료 메시징 서비스는 가능하지만, 속도가 느리고 실제 사용성은 떨어졌습니다. 웹서핑이나 영상 스트리밍은 유료 결제가 필요합니다.

(3) 가격 대비 아쉬운 서비스 구성

편도 140파운드(약 27만원)라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위탁 수하물 미포함, 리클라이닝 없는 좌석, 기내식 미제공이라는 점에서 저가항공과 큰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이유는?

(1) 라운지 이용이 가장 큰 이유

부엘링이나 위즈에어를 선택했다면 불가능했던 라운지 이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 한 가지 포인트 때문에 영국항공을 선택한 측면이 큽니다.

(2) 원월드 등급 유지 목적도 한몫

원월드 사파이어 등급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우, FSC를 일부러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속보다는 마일리지 전략에 맞춘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상대적으로 정시성과 안정성이 높은 편

히드로공항 출발 기준으로, 영국항공은 같은 구간에 하루 6편 이상을 운항하고 있어, 결항이나 지연 시 대체 편성이 가능한 여지가 있습니다.

 

마치며

영국항공의 A320neo 이코노미 클래스는 'FSC'라는 이름에 비해, 실제 제공되는 서비스는 저가항공에 가까운 수준이었습니다. 좌석은 좁고, 기내식도 간소하며, 위탁수하물조차 포함되지 않는 요금제 구성에 놀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파이어 등급 이상이라면 라운지를 누릴 수 있는 장점, 안정적인 운항 스케줄 등은 고려해볼 만한 요소입니다. 결국 라운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순수하게 가성비만 본다면 위즈에어나 부엘링도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