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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봄빛에 물든 남해 바래길 11코스, 유채꽃 가득한 다랑이 마을 산책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5. 4. 12.

시작하며

포근한 햇살과 따뜻한 바람이 스치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곳이 있다. 바로 경남 남해다. 계절이 봄으로 바뀌면 더욱 빛나는 이 섬은, 걷는 길마다 꽃이 피어나고 바람 소리마저도 노래처럼 들린다. 이번 봄, 남해 바래길 11코스를 따라 선구마을에서 다랑이 마을까지 걷는 여정을 다녀왔다. 그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 그리고 고요한 감동을 차분히 풀어본다.

 

1. 서울에서 남해까지, 시작은 남부터미널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남해군으로 향하는 직행버스를 탑승했다. 전체 소요 시간은 약 4시간 10분 정도. 도착한 시각은 오후 6시 25분경으로, 첫날은 남해 터미널 근처에서 숙소를 정해 하루를 정리하기로 했다.

항목 내용
숙소 위치 남해 시외버스터미널 앞
숙소 유형 모텔
숙박 요금 50,000원 (주중 기준)
특징 넓은 객실, 깨끗한 욕실

숙소 체크인 후 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여행지에서의 첫 식사는 언제나 설렌다.

 

2. 화랑갈비에서 돼지갈비로 저녁 식사

남해 시내 중심가에 있는 화랑갈비는 오래된 돼지갈비 전문점이다. 외관은 소박했지만, 내부엔 동네 주민들로 가득했다. 이곳의 갈비는 참숯에 구워내는 방식으로, 기름은 그릴 아래로 빠지고 고기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

화랑갈비 이용 포인트

  • 최소 주문: 3인분
  • 메뉴 구성: 생갈비, 양념갈비
  • 숯불 사용으로 고기 향이 진함
  • 90세 할머니가 직접 손질하는 갈비살 사용

갈비는 짜지 않고 담백한 편이며, 고기의 질감이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성스러운 맛이 느껴지는 집이었다.

 

3. 아침 식사는 봉정식당 정식세트

이튿날 아침, 남해 전통시장을 지나 봉정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시장통 안쪽에 숨어 있었고, 오래된 쟁반과 식기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다. 메뉴는 정식세트 하나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격은 10,000원.

정식세트 구성

  • 쑥국
  • 가자미 튀김
  • 각종 나물 반찬 (도라지, 무생채, 취나물 등)
  • 김치 2종

든든한 한 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고, 함께한 시장 풍경은 남해의 따뜻한 정서를 느끼게 해줬다.

 

4. 본격적인 걷기 여행, 선구마을에서 시작

남해 바래길 11코스는 선구마을에서 시작해 다랑이 마을까지 이어지는 약 6.5km의 길이다. 걷기 시작하자마자 느껴지는 고요함과 자연의 향기는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코스 주요 포인트

구간 거리 특징
선구마을 - 조용한 어촌, 자갈해변
몽돌해변 약 1km 둥근 자갈과 잔잔한 파도 소리
향촌마을 약 2.5km 넓은 밭과 마늘밭이 펼쳐진 마을
다랑이 마을 입구 약 3km 계단식 논과 유채꽃이 시작되는 지점

길을 걷는 내내 사람보다 새 소리와 바람 소리가 더 많이 들렸다. 걷는 속도에 맞춰 자연이 함께 움직이는 기분이었다.

 

5. 남해 바래길의 매력 포인트

걷는 여행에서 길의 디테일은 감동을 더한다. 남해 바래길 11코스는 그 디테일이 특별했다.

남해 바래길 11코스 특징

  • 평탄한 경사로 누구나 걷기 쉬움
  • 중간중간 표지판이 잘 설치돼 있어 길 찾기 쉬움
  • 벤치와 쉼터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음
  • 유채꽃과 벚꽃이 길 양옆을 수놓음
  • 바다와 산, 논이 모두 어우러진 풍경

이 코스를 통해 남해의 자연과 삶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직접 느낄 수 있었다.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마을과 들판도, 실제로 걷다 보면 얼마나 풍요로운지 체감하게 된다.

 

6. 봄 풍경의 정점, 다랑이 마을에서의 유채꽃 산책

걷기를 시작한 지 약 2시간 반, 드디어 남해 다랑이 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은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계단식 논 사이로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다랑이논은 남해에서 가장 독특한 풍경 중 하나로, 마을 사람들의 오랜 노력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다랑이 마을의 특징

  • 계단식 논이 바다를 향해 층층이 펼쳐짐
  • 4월 초 유채꽃 절정
  • 벚꽃, 마늘밭 등 계절 풍경 다양
  • 언덕 위 정자에서 보는 파노라마 풍경이 일품

정자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노란 유채꽃밭과 파란 바다, 붉은 지붕의 조합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풍경 하나로도 여행의 모든 피로가 씻겨 내려갔다.

 

7. 시골할매막걸리에서 맛본 남해의 맛

다랑이 마을을 둘러본 뒤엔, 마을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이름부터 정겨운 시골할매막걸리라는 식당에서는 멸치쌈밥과 해물전을 주문했다.

식사 구성

  • 멸치쌈밥: 남해 멸치와 쌈채소, 쌈장 구성
  • 해물전: 오징어, 홍합, 새우가 들어간 두툼한 전
  • 유자막걸리: 향이 은은하고 단맛이 적어 부담 없음

남해 멸치는 살이 꽉 차고 짠맛이 강하지 않아 쌈밥과 잘 어울렸다. 유자막걸리는 입에 착 감기는 맛으로, 식사와 함께 마시기에 좋았다.

 

8. 민박에서 하루 마무리, 넓은바다집의 소박한 매력

남해 여행 마지막 밤은 마을 외곽의 조용한 민박집에서 보냈다. ‘넓은바다집’이라는 이름처럼, 방 안에서는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이곳은 전형적인 가정식 민박으로, 친절한 주인과 아늑한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

항목 내용
숙박 요금 60,000원 (1박 기준)
숙소 유형 민박 (게스트하우스형)
부대시설 소형 냉장고, TV, 샤워부스
특징 정갈한 침구, 고요한 분위기, 바다 전망

주인 어르신이 저녁으로 삼겹살과 라면을 준비해 주셨는데, 그것이 이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9. 저녁 식사, 민박집 삼겹살 파티

민박집에서는 직접 기른 채소와 2년 묵힌 김치, 신선한 삼겹살이 준비됐다. 함께 제공된 쌈장, 고추, 소금, 구운 김치까지 곁들여 삼겹살을 먹는 시간은 여행 중 가장 푸짐한 순간이었다.

민박집 저녁 메뉴

  • 두툼한 삼겹살
  • 2년 숙성 김치
  • 직접 키운 채소
  • 쌈장, 소금, 고추
  • 마무리 라면 한 그릇

이날의 라면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여행의 감정을 정리해주는 마지막 코스였다. 고요한 저녁 바다를 보며 먹는 라면은 평소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마치며

남해에서의 2박 3일은 계절이 주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걷기 좋은 길, 유채꽃이 가득한 다랑이 마을, 따뜻한 사람들과 음식, 그리고 파란 바다가 어우러져 여행의 감동을 남겼다. 남해는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올리고 싶은 곳으로, 다시 찾고 싶은 기억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