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제주 안덕면 마보기오름, 억새 숲길 따라 조망 즐기기 좋은 곳

by 너랑나랑 여행길 2025. 4. 5.

시작하며

사람이 적고 조용한 오름을 찾는다면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마보기오름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곳은 비고가 낮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지만, 정상에 서면 한라산과 주변 오름, 심지어 해안선까지 이어지는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거친 오르막도 없고, 숲길과 억새밭이 어우러진 풍경 속을 산책하듯 걸을 수 있어 나들이처럼 다녀오기 좋다.

 

1. 마보기오름 기본 정보와 특징

제주의 중산간 지역,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 83번지에 자리한 마보기오름은 높이는 560m, 비고는 약 45m 정도로 크지 않은 오름이다. 제주어 '마포름(남풍)'에서 이름이 유래됐다고 전해지며, 실제로 이 지역에는 남쪽에서 부는 바람이 유난히 잦다.

오름의 형태는 둥글게 움푹 팬 분화구를 중심으로 양쪽에 낮은 봉우리가 마주 보는 구조다. 억새가 넓게 퍼져 있어 가을이면 황금빛 바다가 펼쳐지듯 장관을 이루고, 전체적으로 평탄한 산세라 트레킹 코스로도 부담이 적다.

 

 

2. 들머리 진입과 초입 풍경

들머리는 핀크스 골프장 입구 맞은편 삼나무 숲이다. 주차는 인근 공터에 가능하며, 산록도로를 지나 삼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숲길로 진입하면 된다.

처음부터 인공 구조물이 거의 없는 자연 그대로의 숲길이 이어진다. 이 구간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진다.

  •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울창하게 자란다
  • 피톤치드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 흙길로 정비되어 있어 걷기에 편하다
  • 등산객보다 나들이객이 많아 비교적 조용하다
  • 주변에는 화산탄이 박힌 흔적도 관찰할 수 있다

걷다 보면 길은 점점 더 트이고, 고도가 살짝 오르기 시작하면서 하늘이 탁 트인 지점으로 이어진다. 그 시점부터는 안전을 위한 밧줄이 설치된 구간도 나타난다. 전체 코스가 1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즐기기 좋다.

 

3. 숲을 지나 정상까지 가는 길

삼나무와 편백나무 구간이 끝나면 억새밭이 넓게 펼쳐진다. 겨울을 지나 색이 바랜 억새는 바람에 흔들리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길은 비교적 넓고, 따로 이정표가 없어도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정상으로 이어진다.

이 구간에서 특징적인 요소들을 아래에 정리했다.

  • 억새밭 사이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
  • 가끔씩 등장하는 나무 울타리와 밧줄 난간
  • 걷는 사람의 키보다 높은 억새
  • 멀리서도 보이는 한라산과 주변 오름
  • 억새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매우 넓게 느껴짐

조금만 더 오르면 정상이다.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고도라, 아이들과 함께 산책 삼아 오르기에도 무리 없다.

 

4. 정상에서 바라보는 주요 조망 포인트

마보기오름의 진가는 정상에 올라서야 비로소 느낄 수 있다. 사방으로 트인 시야 덕분에 제주 중산간과 남서부 해안선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아래는 정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주요 지형과 포인트들이다.

  • 한라산: 제주 중앙부에 위치한 거대한 산세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날씨가 맑은 날엔 설산 능선까지 뚜렷하게 보인다.
  • 영아리오름: 마보기오름 바로 인근에 있는 오름으로, 정상이 서로 마주보는 형국이다.
  • 대병악, 소병악: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대소병악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 믜오름, 도너리오름, 정물오름: 조금 더 멀리, 남서 방향으로는 여러 오름들이 점을 찍은 듯 이어진다.
  • 산방산: 특이한 형태의 종상 화산으로,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형상을 가진다.
  • 가파도, 마라도: 대한민국 최남단 섬들도 시야에 들어온다. 날씨에 따라 윤곽이 희미할 수 있지만, 고요하게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은 인상 깊다.
  • 형제섬과 송악산: 형제섬은 바다 위에서 나란히 자리하고, 송악산은 해안선의 곡선을 따라 둥글게 이어진다.
  • 핀크스 골프장: 정상 아래쪽엔 푸른 잔디가 잘 정돈된 골프장 풍경이 펼쳐진다.

이처럼 마보기오름 정상에선 오름 풍경뿐 아니라 바다와 산, 평야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제주의 자연을 조망할 수 있다.

 

5.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마보기오름의 매력

마보기오름은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억새가 자라는 지형적 특성과 숲길의 변화로 계절별 풍경이 뚜렷하게 달라진다.

아래는 계절별 특징이다.

  • : 삼나무 숲과 억새밭 사이로 새싹과 들풀이 돋아나고, 하늘은 맑고 투명하다. 바람은 아직 차지만 볕이 따뜻하다.
  • 여름: 숲길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무더운 날씨에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나무 향이 더욱 짙게 퍼진다.
  • 가을: 마보기오름이 가장 빛나는 계절. 억새가 황금빛으로 물들고,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의 흐름이 장관이다.
  • 겨울: 억새는 말라 있지만, 그 자체로 스산하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바람은 거세지만 조용한 풍경이 압도적이다.

이처럼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러 계절을 나누어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6. 마보기오름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탐방을 계획 중이라면 아래 항목들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위치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 83번지
탐방 소요 시간 왕복 약 1시간 (휴식 포함 시 1시간 30분)
난이도 낮음 (가벼운 산책 수준)
주차 정보 핀크스 골프장 인근 공터에 주차 가능
입장료 없음
화장실 입구 인근에 없음 (미리 해결 필요)
복장 등산화 또는 트레킹화, 긴 바지 권장
주변 볼거리 핀크스 미술관 (차로 5분 이내), 안덕계곡, 산방산, 용머리해안, 송악산 해안도로

마보기오름은 관리가 잘 되어 있고 코스도 부담이 없어, 혼자 방문하든 가족과 함께 가든 모두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마치며

마보기오름은 많은 이들에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조망과 숲길, 억새밭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뚜렷한 오름이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엔 제주 남서부 전체를 조망할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탁 트여 있고, 억새의 물결이 흐르는 길은 잠시 일상을 잊고 걷기에 충분하다. 높은 오름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적당한 난이도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이곳은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장소이다.